"석유값 2분기에 24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에너지경제연구원"코로나로 수요 급감…두바이유 연평균 가격 34∼54달러"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세계 석유 수요가 크게 줄고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2분기에 배럴당 24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국제유가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배럴당 64달러에서 2월 54달러로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12일 기준 33달러까지 내려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의 추가 감산 합의 실패가 유가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산업활동이 둔화하고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경유와 휘발유를 중심으로 석유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 중국은 1분기 이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겠지만, 다른 지역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월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하루 8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월 보고서에선 249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대로 공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11개국이 2분기 이후 증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의 석유 생산은 2020년 1∼2월 실적치 대비 하루 100만배럴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와 함께 노르웨이, 브라질, 가이아나의 신규 유전 가동으로 비(非)OPEC 지역의 공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수요는 감소하는 데 생산이 증가하면 공급과잉을 빚게 된다. 이 경우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배럴당 63.53달러보다 20달러 넘게 하락한 42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수요가 IEA 예측보다 빠르게 회복되거나 OPEC+가 공조 체제를 복원해 기존 감산량을 유지하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48달러와 54달러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달리 OPEC+의 공조체제 와해 상태가 이어지고 생산 차질을 빚는 리비아의 생산이 회복되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4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