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탓인가… '로또 판매액' 역대 최고액

지난해 4조3조원어치 팔아… 1등 당첨금 최대 49억·최소 11억원 기재부"복권 판매점 늘고 인터넷 판매 본격화하면서 많이 팔린 것"

2020-03-12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사진=동행복권

지난해 로또복권이 4조3천억원 넘게 팔리며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경기 불황기에 한 몫 잡자는 심리에다 로또 판매점이 늘었고, 인터넷 복권판매가 시작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와 복권 수탁 사업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총 판매액은 4조3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인 2018년(3조9687억원)보다 8.8% 많다. 로또 판매액 4조원 돌파는 처음이다.

2002년 하반기 시작된 로또 판매는 이듬해인 2003년 3조8242억원 어치가 팔렸다. 그해 4월 12일 당첨금 이월로 1등 당첨자 한 명이 사상 최고인 407억2천만원을 차지하면서 '광풍'이 일기도 했다.

사행성 논란이 빚어지자 정부는 당첨금 이월 횟수를 줄였다. 2004년에는 한 게임당 가격을 2천원에서 1천원으로 내렸다. 그 결과 인기가 시들해지며 판매액이 감소해 2007년 2조2677억원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반등세가 지속되며 2018년에 역대 최고인 2003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총 판매액을 365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118억3천억원 어치가 팔린 셈이다.

기재부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로또를 한 번이라도 샀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62.4%였다. 전체 인구에 이 비율을 대입하면 1인당 13만4천원어치를 샀다는 계산이다.

추첨 결과를 보면 '복불복'이다. '인생 역전'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지난해 52차례 추첨에서 1등에 당첨된 이들은 507명, 이들의 당첨금 합계는 1조420억원이었다.

1인당 당첨금 편차는 컸다. 861회(6월 1일 추첨) 당첨자 4명은 각각 48억7천만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비해 876회(9월 14일 추첨)의 경우 1등 당첨자가 19명 나오면서 1인당 당첨금액이 10억9천만원에 그쳤다.

복권 당첨금에 대한 세금은 3억원 이하까지 22%, 3억원 초과분은 33%다. 따라서 이들 19명이 각각 손에 쥔 당첨금은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매매금액 순서로 나열할 때 중간 가격) 9억1216만원에 못 미친다. 로또 1등에 당첨돼도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통상 복권은 경기가 하강할수록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이다. 지난해 최고 판매액 기록이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이유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기재부는 경기 불황보다 지난해 복권 판매점이 늘어나고 인터넷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판매점은 현재 6839곳으로 지난해에만 324개가 새로 개설됐다. 2018년 12월 처음 시작한 인터넷 로또 판매액은 지난해 438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