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금리인하 조치 적절히 감안"

"정부정책과 조화"… 상황따라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2020-03-04     이코노텔링 고윤희기자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전격 인하 등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정책여건 변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월 금통위 이후 정책여건 변화로 ▲글로벌 경기하강 우려 확대 ▲주요국의 정책공조 강화 ▲한미 금리 차 축소를 들었다.

이 총재는 "지난주 후반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이에 대응해 어제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들이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미 연준이 임시회의를 열어 금리를 50bp 인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 연준의 이런 조치로 미국의 정책금리(1.0~1.25%)가 국내 기준금리(1.2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와 같은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이런 언급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직후 밝힌 입장보다 금리인하에 한 발짝 다가간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언급한 한미 금리차 축소와 주요국의 정책공조 강화는 이미 확인된 것들이다. 글로벌 경기하강 우려 확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경제 전망에서 뒷받침된다. OECD는 2일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속에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을 종전 2.9%에서 2.4%로 낮췄다.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북미로 확산해 장기화할 경우 1.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OCED는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4.9%로 낮추면서 "중국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