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까지 세운 신종 바이러스 위세
중국서 들어오는 부품 바닥 나 7일부터 5일간 순차 가동 중단 노사운영위서 합의…현대팰리세이드·제네시스 공급에 타격
현대자동차 전 공장이 오는 7일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에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내 배선 뭉치) 부품 공급이 끊겨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현대차가 파업이 아닌 부품 공급 문제로 셧다운 사태를 빚는 것은 1997년 ‘만도 사태’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차 노사는 4일 공장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오전 이미 가동 중단에 들어간 제네시스 G70·G80·G90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을 시작으로 5일 1공장(벨로스터·코나), 6일 전주공장(트럭·버스), 7일 울산 2·3·4공장(아반떼·팰리세이드 등)과 아산 공장(쏘나타·그랜저)이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간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휴업 기간은 오는 11일까지다. 단 기아차는 라인 속도를 늦추는 감산을 통해 이번 주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익성이 좋고 주문이 몰리는 팰리세이드 등은 최대한 먼저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중국 당국의 공장 휴업 지시 기한이 9일로 끝나고 10일부터 가동되면 5일 후부터 국내에서 부품을 받을 수 있다.
셧다운으로 인한 현대차의 손실은 막대하다. 지난해 인기를 끈 팰리세이드와 더 뉴 그랜저, 이달 출시해 계약 대수만 2만여 대에 이르는 제네시스 GV80 생산이 끊기는데 인기 모델이은 재고 물량도 없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전에도 팰리세이드의 대기 수요는 11개월, GV80은 5~6개월 이상이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차질을 빚는 부품이 와이어링 하니스 외에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에 나가 있는 한국 부품업체는 1·2·3차 밴더를 포함해 500여 곳이다.
공급·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는 태양광·배터리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중국 장쑤성 난퉁시 치둥 공장에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긴급 재고 정비와 대체 조달처 검토에 들어갔다. 중국 주요 도시 공장들이 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면서 강화유리, 알루미늄 프레임 등 모듈 생산에 필요한 부자재의 안정적 공급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화학의 난징 배터리 공장은 중국 정부 권고로 지난달 31일부터 가동을 멈췄다. SK이노베이션도 중국 창저우의 배터리 조립공장을 멈췄다. 또한 건설 중이던 옌청 배터리 공장도 춘절 연휴부터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