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혁신, 아무도 안 간 길 가는 것"
'유쾌한 반란' 비영리법인 만들어 심포지엄 주최하고 직접 강연
"혁신은 변화의 다른 이름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가는 것입니다. 사회의 모든 부분을 바꾸고 도전하는 새로운 시도를 오늘부터 다 같이 시작해 봅시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미래농업을 위한 유쾌한 반란' 심포지엄에서 '세상의 판을 바꾸는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2018년 12월 퇴임 뒤 미국 미시간대 초빙교수로 있다가 지난해 말 귀국한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유쾌한 반란'이라는 이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섰다. 그는 이날 심포지엄 주제인 농업과 혁신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공유경제 등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혁신이 일어나는데 농업 혁신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농업에서 조사와 데이터를 통한 생명과학산업·미래산업 혁신을 보여준다면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혁신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육상 100m 결승에서 미국의 토마스 버크가 웅크려 출발하는 '캥거루 출발법'(크라우치 스타트)으로 금메달을 딴 일화를 소개하며 "혁신은 아무도 안 해보는 곳으로 가는 것, 그리고 다른 이들이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법인 '유쾌한 반란'이 전개할 구멍뒤주, 킹핀, 차차차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그는 "구멍뒤주는 과거 마을 공동체에서는 여유 있는 이들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제도로 포용의 정신을 통해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며 "사회 곳곳에 현대판 구멍뒤주를 만드는 일을 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킹핀(볼링에서 1번 핀, 3번 핀 뒤에 숨어있는 5번 핀)과 관련해서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킹핀이란 볼링공이 향하는 목표 지점에 놓인 10개 핀 가운데 세 번째 줄 중앙에 위치한 5번 핀을 말한다. 공을 굴려 핀을 모두 넘어뜨리는 스트라이크를 치려면 맨 앞 1번 핀이 아닌, 앞자리 핀들에 가려진 5번 핀을 맞혀 다른 핀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지게 해야 한다.
김 전 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10개의 볼링핀에 빗대 설명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맨 앞에 1번 핀을 겨냥해 공을 굴리는 게 아니라 5번 킹핀-사회보상 체계와 거버넌스 개선, 즉 계층 이동의 사다리 복원-을 맞혀야 10개 핀을 모두 넘어뜨리는 스트라이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디.
김 전 부총리는 또 차차차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도전(CHAllenge)을 겁내지 않고 변화(CHAnge)를 이끌며 기회(CHAnce)를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