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터키 유적 통째로 옮겨

수몰 위기 고대 유적을 특수장비와진동 최소화 기술 동원 초대형 모스크와 무덤 등 1만3천t 무게의 훼손 없이 이동

2019-12-26     곽용석 이코노텔링기자
터키

800년 된 터키 목욕탕, 600년 된 초대형 모스크, 500년 된 무덤 등 총 무게 1만2063t의 터키 고대 유적이 CJ대한통운의 자매회사에 의해 무사히 이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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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중동 지역 물류 계열사인 CJ ICM이 터키 남동부 바트만주에서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고대 도시 하산케이프의 유적 23개를 3년에 걸쳐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프로젝트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CJ ICM은 2017년 5월부터 수몰 예정지 문화 유적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하산케이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터키 티그리스강 인근 절벽에 있는 하산케이프는 1만2000년 역사를 지난 마을이다. 수메르 문명, 로마·오스만제국의 유적이 가득한 이곳은 터키 정부가 추진해 온 일리수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다. CJ ICM은 하산케이프 유적을 4.7㎞ 떨어진 문화 공원으로 옮기는 이송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를 위해 유적 훼손을 최소화하는 '무해체 통운송' 기술이 동원됐다. 매우 무거운 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 모듈 트랜스포터(SPMT)가 88대 이상 투입됐다. 초저속 운송 과정에서 무게 중심을 맞추고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도 적용됐다.

15세기 오스만과 벌인 전투에서 사망한 백양 왕조 통치자의 아들 제이넬 베이 무덤(1150t), 800년 된 아르투클루 목욕탕(1500t), 600년 된 키즐라 모스크(2350t)와 엘 리스크 모스크(1700t) 등을 바퀴가 수백 개 달린 플랫폼에 실어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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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가 불가피한 일부 모스크를 제외하면 유적 대부분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 특수 제작 도로로 날랐다. 무게중심을 맞추고 진동을 최소화하는 '초저속 운송'으로 1500t 목욕탕을 3㎞ 움직이는 데 9시간이 걸렸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CJ ICM은 2017년 인수합병(M&A)으로 CJ대한통운에 편입됐다. 올해 초에는 중국에서 출발한 1763t의 천연가스·합성석유 플랜트 기자재를 우즈베키스탄까지 1만7656㎞에 걸쳐 운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