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넘는 승용차의 70%는 수입차

국내 고가차 시장 장악…국산차와 가격경쟁 하는 수입차는 줄어

2019-12-17     곽용석 이코노텔링기자

대당 가격 5천만원이 넘는 고가 승용차 시장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와 경쟁하는 가격대에선 수입차 판매가 위축된 반면 벤츠가 국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하는 등 고가 브랜드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대당 5천만원 이상 승용차 판매의 경우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가 6만6874대인데 비해 수입차는 국산차의 두 배를 넘는 14만4845대로 집계됐다.

특히, 가격대 5천만원 이상 승용차 시장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국내 브랜드에선 5천만원 이상 모델(선택사양 제외)이 있는 차종은 제네시스 G70, G80, G90과 기아차스팅어, K9, 모하비 6개 뿐이다.

이는 전체 승용차 시장 구조와는 차이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11월까지 누적으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6.4%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는 11월까지 누적으로 작년 동기대비 10.2% 감소했다. 디젤 게이트에 타격을 입은 2016년(-7.8%) 이후 3년 만에 처음 뒷걸음했다. 연간 감소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보면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입차협회에 공시된 모델별 가격을 토대로 산출한 수입차 판매금액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15조480억5천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0% 감소에 그쳤다. 고가 차량이 잘 팔리면서 판매금액이 물량 보다 덜 감소했다.

대당 가격 2억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는 11월까지 392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1% 증가했다. 1억원대는 2만2830대로 2.2% 줄었고 가격이 내려갈수록 판매 감소폭이 커졌다.

수입차 주력 모델이 포진한 6천만∼1억원 가격대는 9만5625대로 3.1% 줄었다. 이 구간부터는 제네시스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과 경쟁한다.

중산층의 수입차 구매 문턱으로 꼽히는 4천만∼6천만원은 6만8505대로 10.0% 감소했다. 특히 국내 브랜드 차량과 직접 부딪히는 4천만원 미만은 2만3828대로 -38.0%를 나타냈다.

올해 도요타 캠리와 렉서스 ES300h 등 일본계 브랜드가 불매운동 영향을 크게 받은 가운데 새로 나온 K7프리미어와 그랜저 등이 순항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보면 벤츠가 올해 누적 판매 6만971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8.4% 증가하며 수입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서 봐도 점유율 5.1%로 한국GM(4.4%)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한국GM, 르노삼성차 등의 파업 여파가 있던 9월에는 벤츠가 3위까지 올라섰고, 10월에는 8025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벤츠 E300(6350만원)과 E300 4MATIC(7970만원)은 올 들어 각각 1만3421대와 9407대가 판매되며 수입 승용차 최다 판매 1위와 2위에 올랐다.

또 올해 국내 판매된 수입차 모델은 444개(세부 트림별 구분)로 지난해(435개)보다 늘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한 데다 벤츠 등 독일계 브랜드가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를 출시했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들도 판매 차종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