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대 고도성장'은 '옛말'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내년 성장률 5%대 내다봐

2019-11-14     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근래 30년 만에 최저인 5%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은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8%로 예측했다.

자료=NIFD.

NIFD는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기관으로 중국 국내 싱크탱크가 중국의 2020년도 경제성장률이 5%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처음이다. NIFD는 13일 발표에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 또한 6.1%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을 채택한 이후 40여년 동안 5% 성장은 1981년 5.1%로 한 차례 있었다.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1989년 4.2% 성장을 기록했고,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이듬해인 1990년에는 3.9% 성장에 그쳤다.

2020년도 5.8% 성장률 전망은 개혁개방 노선을 취해온 지난 43년 이래 4번째로 낮은 수치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집정 시기인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중국은 연평균 10%가 넘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구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9.6% 성장한 2011년부터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해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후 현재까지 매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7%대 성장을 한 데 이어 2015년부터는 6%대 성장률을 이어왔는데 이마저도 깨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 경제의 덩치가 커지며 과거처럼 계속 고속 성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도 성장률이 30년 만에 6% 밑으로 내려간다는 데 대한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NIFD를 이끄는 리양(李揚) 이사장은 “경제 하강은 이미 추세가 됐다”며 “중국은 공급측 개혁을 심화해 경기 연착륙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IFD는 또 중국의 수출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장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경기 대응 정책 효과는 내년 1분기에나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양은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도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문에 대한 지출을 위해 더 많은 채권을 발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적자 예산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