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의 히트상품' 부활마케팅 확산
백양 양말부터 빈폴의 90년대 티셔츠 리바이벌 장수기업들 옛 효자상품으로 불황 뜷기 배수진
국내 장수기업들이 회사 얼굴인 과거 히트상품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서 소비자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BYC는 창립 73주년을 기념해 복고풍 양말세트를 출시했다. 이 양말세트는 일주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BYC가 1천개 세트로 한정해 내놓은 이 제품은 '백양 양말' 초창기 디자인을 참고한 빨간색, 하얀색, 회색 양말 3종으로 구성됐다.
BYC는 "BYC가 다소 옛날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오히려 그 점을 노린 역발상 마케팅이 성공했다"며 "최근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흐름)가 유행하면서 옛날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토종 캐주얼의 대표주자인 빈폴도 초창기 제품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 7월 전국 빈폴 매장에서 1989~2001년 생산된 빈폴 티셔츠를 갖고 오는 고객에게 신상품 티셔츠를 증정하는 행사를 벌였다.
행사 시작 후 5일 만에 1천명 고객이 몰리면서 초창기 로고가 달린 추억 속 티셔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빈폴은 "이번에 기증된 옛 티셔츠를 플래그십 스토어에 전시함은 물론 신상품 기획에도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빈폴은 내년 봄·여름 시즌 디자인에서 빈폴의 전통적인 체크 문양과 자전거 로고를 되살렸다.
생활용품·식음료 업계도 '추억 소환'에 적극적이다. 모나미는 1963년 출시한 '국민 볼펜' 모나미153 제품을 조금씩 변형한 한정판을 연이어 출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4년 5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첫 한정판 '모나미153 리미티드 1.0 블랙'이 1만자루 전량 판매라는 성과를 낸 점이 계기가 됐다. 지난 8월, 광복절 기념 한정판 '153 무궁화'는 3천개 세트가 전량 판매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모나미는 "오래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바꾸면서도 기존 153 볼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주력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식음료 기업 일화는 맥콜의 전성기였던 1995년 캔 디자인을 되살린 '레트로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맥콜 출시 37주년을 기념한 이 한정판은 옛날 캔의 색깔과 로고, 서체만 동일하게 적용한 것만으로 30∼40대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했다. 한정판은 지난 9월까지 1천만개가 생산돼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슈퍼·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