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82) 내부역량 결집이 회사운명 좌우

내부역량은 직원들이 가진 능력과 경험, 그리고 조직이 쌓은 '총합적인 회사능력' 우수 인력, 그렇지 않은 인력 가리지 않고 회사가 '떴다방' 되면 외부 환경에 취약 "회사는 사람을 붙잡으려 한다"는 메시지를 꼭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각인시켜야

2026-02-10     이코노텔링 권능오 편집위원(노무사)

회사의 성장은 외부 경기나 산업 사이클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같은 환경에서도 어떤 회사는 버티고, 어떤 회사는 무너진다. 그 차이를 가르는 핵심은 결국 내부 역량의 결집 정도다.

그리고 내부 역량의 결집은 개별 직원들이 가진 능력과 경험, 그리고 조직에 대한 몰입의 누적된 총합을 뜻한다.

문제는 이 역량이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술, 노하우, 개인의 암묵지(暗默知)는 일정한 시간과 사람의 연속성을 전제하기 때문에 조직 역량이 축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의 유출입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 인력과 그렇지 않은 인력을 가리지 않고 회사가 마치 '잠시 들렀다 가는 곳', 심지어 '떴다방'처럼 인식되어 역량 축적은커녕 1년 내내 채용에 매달리는 회사가 의의로 많다.

이번 호에서는 이렇게 인력 유출이 잦은 원인과, 이를 바로잡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인력 유출이 잦은 회사는 흔히 "업종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전통적인 제조업보다 IT, 소프트웨어, 플랫폼 산업에서 인력 이동이 잦은 것은 사실이다. 한때 연간 이직률이 60~70%에 달하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축적과 연속성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 바로 이런 분야다. "업종 특성"은 설명일 수는 있어도 면책 사유가 될 수는 없다.

둘째, 인력 유출이 잦은 조직을 들여다보면 인력을 붙잡아야 할 중간관리자 자신이 이미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 회사보다 더 나은 조건이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을 간부부터 하고 있는데 그런 간부가 부하 직원의 이직을 만류하길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와 같을 것이다.

셋째, 인력 유출의 최종 책임은 결국 CEO가 지는데, 의외로 많은 경영진이 '인력 유지'가 성장 전략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과소평가한다.

"오는 사람 안 말리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는 생각을 가진 경영자도 있지만 이는 철학도 미덕도 아닌 경영자의 편의적 태도이다.

회사의 경쟁력은 설비나 시스템보다 사람이 축적한 경험과 판단력에서 나온다. 이를 알면서도 인력이 쑥쑥 빠져나가는 상황을 방관한다면, 이는 책임 회피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까지 했던 이유를 경영자는 잘 인식해야 한다.

넷째, 인력 유출이 반복되는 회사에서는 남아 있는 직원들 사이에 "저렇게 떠나도 회사는 아무 말도 안 하네.""우리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는데, 이 생각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남은 직원의 근무 태도와 몰입도에 그대로 반영되어 업무 성과마저 떨어뜨린다.

다섯째, 인력 유출이 잦은 회사는 채용절차마저 허술하다. 업무담당자의 공백이 생기면, 조직 문화와의 적합성, 장기 근속 가능성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 없이 "당장 사람부터 채우자"라는 생각에 쉽게 인력을 채용하는데, 이런 인력은 결국 쉽게 떠난다. 악순환의 고리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인력 유출의 원인을 비전 상실, 조직 문화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서 찾아서는 안된다. 직접적인 원인은 단 하나다. "떠나는 사람을 아무도 붙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미국의 코스트코(Costco)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미국의 코스트코(Costco)는 유통업이라는 특성상 인력 이직률이 높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평균(60%) 대비 현저히 낮은 이직률(5~10%)을 유지해왔다. 비결은 단순하다. 관리자에게 인력 유지 책임을 명확히 부여하고, 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에 대해 반드시 면담을 실시했기 때문이며, 그 결과 코스트코는 숙련 인력을 기반으로 한 높은 생산성을 확보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지금 누군가 퇴사를 통보하면 퇴직자 면담을 통해 진짜 이유를 확인하고, 큰 문제점이 없는 인력이라면 퇴사 재고를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 물론 그래도 떠날 사람은 떠난다. 그러나 이 과정을 몇 달만 반복해도 조직은 분명히 달라진다.

"회사는 사람을 붙잡으려 한다"는 메시지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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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코노텔링 권능오 편집위원(노무사)■ 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