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는 나쁜가 ①개미투자자들은 왜 반대하나

제3자 배정이라면 몰라도 주주배정이나 일반 공모 유상증자는 안 되는 일로 여겨 단기 주가 하락에 큰 불만 … 성장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상장사는 눈치만

2026-01-29     이코노텔링 이경형 부국장

"자사주 소각은 꼭 해야 할 당연한 일이다.", "제3자 배정이라면 몰라도 주주배정이나 일반 공모 유상증자는 가능한 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 두 명제는 요즘 한국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대 다수 개미주주들에겐 금과옥조다.

언제부터 이런 인식이 우리 증시에 자리 잡기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두 시장을 비교해 살펴보려는 개미 투자자들의 자각으로부터 일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그들이 우리 증시에 대한 원론적 투자 기준에 큰 변화를 몰고 온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을 듯하다.

이에 따라 그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우리 증시 상장기업의 비합리적, 반시장적, 편법적 제도와 관행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돼왔다. 그 중 자사주(매입·소각) 관련 이슈는 주가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나 집중투표제 의무화 같은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적인 변화와 관련된 사안들 보다 더 크게 증시 참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현안들은 제도 변경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바람직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유상증자(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제외한 경우)라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매우 중요한 이슈는 능동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유상증자에 대한 개미 투자들의 완강하고 적대적인 인식과 태도가 세를 더하는 가운데, 정작 기업의 성장을 위한 유상증자가 꼭 필요한 상장사들(유상증자로 연명하는 한계 상황의 상장사가 아닌)의 어색한 침묵이 대조를 보이는 묘하고 답답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아닌가 한다.

오히려 한계기업으로 여겨질만한 상장사들은 스스럼 없이 여러가지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관련 공시 내용을 찾아보고 내린 결론이다

과연 이게 이럴 일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다수의 개미투자자들은 자사주 소각 등으로 투자한 회사의 발행 주식수가 줄어드는 것은 환영하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수가 늘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꽤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자는 주가 움직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후자의 경우는 그 반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더해 유상증자는 한계기업이나 재무상태가 열악한 기업에서나 벌어지는 일일 뿐, 개미 투자자 각자가 전망이 밝아보인다고 선택한 종목에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까지 여겨지는 실정이다. 호흡이 단기적인 모멘텀 투자가 일반화된 한국 증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