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63) '고정관념'이라는 '생각 바이러스'
우리의 생각과 삶을 매우 단단해진 틀 안에 가두어 놓고 자기 마음대로 조종 끊임없는 질문, 열린 마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같은 '백신' 절실
병은 왜 걸리는 걸까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이 병의 원인임이 밝혀진 건 불과 100년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19세기 루이 파스퇴르나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서였죠. 14세기 유럽 인구의 30%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박테리아균(Yersinia pestis)을 발견해서 페스트(pest)라는 병명이 붙여진 게 1883년이라고 하니, 그 이전까지는 왜 죽어나가는지도 몰랐던 겁니다.
과학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습니다. 이제 웬만한 병은 발병부터 치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시대가 됐죠. 그런데 더 무서운 게 있습니다. 바로 생각의 병입니다. 육체의 병은 얼굴이 시꺼멓게 변하든지 체온이 오르든지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생각의 병은 겉으로 봐서는 멀쩡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 심각성이 있습니다.
저는 가장 두려워해야 할 생각의 병이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정관념이라는 바이러스는 우리의 생각과 삶을 매우 단단해진 틀 안에 가두어 놓고 자기 마음대로 조종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교육이라는 명분에, 종교라는 성역에, 경험이라는 기억에 침투합니다. 그것들을 숙주 삼아 자신의 DNA와 RNA를 복제해 변질시키고 도그마를 형성해서 우리의 생각을 굳어지게 만들죠.
무서운 병입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자유로부터의 도피' 성향을 보입니다. 자신의 영역 안에만 안주하면서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되어 자기중심적이고 자가당착적인 생각을 고집하죠. 정신 영역으로 번지면 우울증과 자살로도 발전하게 됩니다.
TV 프로그램 중에 "균이 당신을 지배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식욕과 기분, 심지어 행동까지 좌우한다는 겁니다. 저는 지금 고정관념 바이러스에 의해 생각과 삶을 지배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과감히 깨뜨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 매순간 돌아봅니다.
AI 시대에 이 병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예전 방식이 좋았어" 이런 고정관념에 갇힌 순간,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과 단절됩니다. 새로운 기회는 보이지 않고, 두려움만 커지겠죠.
예방책은 무엇일까요? 매순간 나를 돌아보는 훈련입니다. "이 생각이 정말 내 생각일까, 아니면 누군가 주입한 틀일까?" 자문해보는 겁니다. 자유와 구원을 향한 간절한 열망, 그리고 인간을 자유케 하는 진리의 추구. 그것이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처방전이 아닐까요?
알게 모르게 수많은 사람들이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백신입니다. 끊임없는 질문, 열린 마음,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그것이 생각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