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생산성 하락이 수도권 쏠림 요인"

KDI 김선함 연구위원,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서 지적

2026-01-21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고질적인 병폐인 인구와 경제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방 제조업 도시의 생산성 감소가 근본적인 요인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김선함 연구위원이 20일 세종 정부청사를 찾아 발표한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인구 분포 결정 요인과 공간정책 함의'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비수도권에 산재한 대도시와 산업도시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소수 도시에 자원을 집중 배분하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지난 30여 년간 추진해왔던 도로·철도 등 지방 인프라 확충 중심의 균형발전 정책이나 공공기관 이전, 신도시 등 쾌적한 지방 도시 조성이라는 유인책만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 간의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2005~2019년 사이 15년에 걸쳐 전국 161개 시·군을 대상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생산성, 쾌적도, 인구수용 비용 등 세 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생산성과 쾌적도는 높을수록 소득과 주거 환경을 개선해 인구 유입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구수용 비용은 한 명의 인구를 추가로 받아들이는 데 드는 비용으로 높을수록 인구 유입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이같은 분석 결과 수도권의 생산성은 같은 기간 20.0% 증가해 전국 평균(16.1%)과 비수도권(12.1%)보다 빠르게 향상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수도권 생산성은 전국 평균의 121.7%까지 높아진 반면 비수도권은 110.6% 달성에 그쳤다. 15년 사이에 양자 간의 생산성 격차가 무려 11.1%포인트로 확대된 것이다. 2005년만 해도 수도권(101.4%)과 비수도권(98.7%)의 생산성 격차는 2.7%포인트로 별 차이가 없었다.

쾌적도는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5~2019년 수도권의 상대적 쾌적도는 1.6%포인트 낮아진 반면 비수도권은 2.0%포인트 높아져 오히려 격차가 확대됐다.

인구수용 비용도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크게 낮았다. 2005년 기준 수도권의 인구수용 비용은 전국 평균의 62.0%로 비수도권 134.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 결과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05년 전국의 47.4%에서 2019년 49.8%로 15년 만에 2.4%포인트 상승하고 말았다. 해당 기간 15년 동안 수도권 인구 분산 및 지방 균형 발전책의 효과가 무색했다는 결론이다.

2005~2010년 사이엔 울산을 제외한 대부분 도시의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엔 경북 구미, 경남 거제, 전남 여수 등 전통 제조업 도시의 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 조선업 불황, 철강 산업 침체,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들 12개 비수도권 제조업 도시의 생산성이 2010년 수준을 유지했다면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은 47.2%로 실제보다 2.6%포인트 낮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2019년까지 전국 평균 수준(14%)으로만 이들 도시의 생산성이 개선됐어도 수도권 인구 비중은 43.3%까지 떨어져 2005년보다 오히려 인구 집중이 완화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12개 도시로의 유입 인구 규모는 2배 이상 증가한 500만 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는 비수도권 인구를 늘리려면 무엇보다 비수도권의 생산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기준 49.8%인 수도권 인구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전·세종(충청권), 광주(호남권), 울산·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원주시(강원권) 등 7개 거점도시의 생산성부터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방향 전환도 필요하다며 "수도권-비수도권 격차를 줄이려면 비수도권 내의 격차를 일정 정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며 비수도권 대도시 간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