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겉과 속④지배구조는 문제 없나

9년 넘게 과점주주 중심 이사회 유지… 괄목할만한 경영성과 이끌었는지 의문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면에선 '낙제점'…대표성 낮아졌다는 일각의 주장 엄존 경영승계 프로그램 적합성을 검증 받아야 '효과적인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 것

2026-01-21     이코노텔링 이경형 부국장

우리금융지주 이강행 임추위원장은 2025년12월29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추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금융 이사회는 과반수가 과점주주 체제다. 어느 한 이사가 의견을 주도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과점주주 체제의 출범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내용이며 뭐가 얼마나 어떻게 좋은지, 문제는 없는지 등을 경영 승계 프로그램과 관련지어 살펴볼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의 핵심인 우리은행의 시작은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부터다. 1997년 발생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두 은행은 1998년 6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자구책으로 합병을 선언한 후 1991년1월 한빛은행으로 새 출발했다.

그 후 2001년 평화은행을 흡수합병 하였으며, 2002년5월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사이 정부 방침에 따라 2000년12월 한빛, 평화 등 6개 은행의 자본금을 전액 감자(주식 100% 소각)한 후 예금보험공사가 새로운 자본(공적 자금)을 투입해 지분 100% 주주가 됐다. 이처럼 우리은행엔 사실상 정부 소유 은행이었던 역사가 있다.

상업(시중)은행을 기약 없이 정부 소유로 둘 수는 없는 일이어서 2010년 이후 여러 차례 민영화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성사되지 못 하다 마침내 2016년11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 보유 우리은행 주식 지분 29.7%를 매수할 7곳의 기관투자자를 선정했으며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당시 과점주주 면면은 IMM PE(6.0%), 동양생명(4.0%),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이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1월11일 우리은행 등 6개 계열사 공동으로 발행한 주식 전부를 각 회사별 주식교환비율에 따라 포괄적 이전 방식을 통해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교환하고, 6개 계열사가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며 출범했다. 즉 2019년 새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에 설립돼 2014년 우리은행에 흡수 합병된 구 우리금융지주를 승계한 법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관련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 중심 지배구조는 예금보험공사가 과점주주들에게 우리은행 지분 29.7%를 매각하여 과점주주 보유 지분 합이 예금보험공사 지분보다 커지게 된 때를 전후하여 열린 2016년12월30일 우리은행 임시주주총회를 거치면서 골격을 갖췄다.

몇몇 과점주주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 그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과점주주 추전 인사들이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있다. 또한 이런 흐름은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로도 계속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9년 넘게 과점주주 중심 지배구조(이사회)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간 우리금융그룹 내부에는 어떤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경쟁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 특별히 도드라지는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 일반의 중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4위에 자리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보인다. 고객 입장에서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차별화된 특성을 갖추고 있다는 일반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아닌 듯하다.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를 얻는다. 비정상적 대출, 고객 돈 횡령 등의 사고를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통제하는 일에 실패했다는 시각이 적잖다. 

지배구조 측면은 문제가 없을까. 과점주주 중심 이사회에서 이사 각자가 독립성과 소신을 바탕으로 우리금융그룹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내린 구체적 사례나 실증논거가 있는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경쟁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해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체제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시각이 늘 금융권 일각에 자리하고 있음은 무슨 이유일까.

이사회 멤버들은 민영화 6년 만에 민영화의 주역으로 알려진 고위 공직자 출신을 금융지주 회장으로 추천하고 연임까지 가능케 하는 결정도 내렸다. 이런 일이 과점주주 중심 이사회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세상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게 되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되는 시선도 엄존한다.

향후 임종룡 회장 후임으로 관 출신이 선임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더 중요하지 관 출신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을 맹목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은 공익성을 띤 민간기업이다.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역량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인위적인 외부 참여가 조직을 바람직한 '성과 공동체'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위 공직을 거친 구원투수는 엄밀히 보면 경영자 출신은 아니다. 관료주의체제에서 성장하고 민간부문을 다스리는데 익숙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머지않은 미래에 직원(노동조합)들이 자신들 몫의 이사 추천을 추진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은 현실도 현 체제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 주식 보유 지분 합계는 8%에 가깝다. 사업보고서상 최대주주다. 상장사 중 이런 회사가 있나? 이사 추천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될 일이다.

경쟁력 강화와 명실상부한 선진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과제가 놓여 진 현실에서 사외이사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또 현재 4곳 과점주주의 주식 보유 지분이 15% 전후로 추정되는바 대표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일각의 주장 도 무시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래저래 우리금융지주의 현행 지배구조는 여전히 시험대에 올라있다.

끝으로 보태고자 하는 점은 이른바 '경영승계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다. 요식행위로 그쳐서는 안 된다. 입틀막의 도구가 돼서도 안 된다. 공정성 시비도 없애야 한다. 프로그램 전반의 타당성, 신뢰성, 수용성, 효과성, 전략 적합성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어떤 환경에서도 효과적인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텔링의 이번 네차례의 기획보도가  우리금융이 거듭나 리딩뱅크로 약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