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화 순유출 196억달러

한은 연구팀장 "2025년 1~10월 증권투자와 국민연금 해외투자로 나가 환율 상승"

2026-01-14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지난해 1∼10월 거주자의 해외투자 등으로 빠져나간 외화 순유출 규모가 196억달러에 이르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용오 한국은행 국제금융연구팀장은 14일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외환시장운영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린 외환시장 공동 정책 심포지엄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경상수지 흑자(896억달러 순유입)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319억달러 순유입)에 따른 외화 유입에도 불구하고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와 국민연금 해외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총 196억달러의 외화가 순유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환율 기준 약 29조원이다. 2024년 같은 기간(5억달러 순유출) 대비 순유출 규모가 191억달러 늘어났다. 특히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규모는 117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710억달러) 대비 461억달러(64.9%) 급증했다.

권용오 팀장은 "2024년 이후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빠르게 올랐다"며 "수출기업의 환전 지연 등으로 경상수지와 외환 공급 간의 관계가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로 큰 폭의 달러 초과 수요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권 팀장은 이밖에도 한국과 미국 간 성장률 격차 확대, 주식시장 기대 수익률 격차 등도 최근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는 금리 역전에 따른 증권자금 유출입 동향 등에 비춰볼 때 최근 환율 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유동성 확대가 원화 약세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통화량 확대가 물가 상승, 환율 절하로 이어지는 경로를 고려 가능하다"면서도 "실증 분석 결과는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 출장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영상 발언을 통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방향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부총리는 외환시장 쏠림현상의 배경으로 "빠르게 늘어난 해외 증권투자 등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제 펀더멘털 개선에 집중하고 단기적 시장대응 및 수급개선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