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해외 IB, 1480원 환율이 너무 높다고 생각"
2일 기자들 만나 "원화가 곧 휴지조각? 국내 유튜버들 하는 얘기" 일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대미국 투자 연 200억달러 집행과 관련해 "절대로 기계적으로 안 나갈 것"이라며 "한은이 금고지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2일 기자들과 만나 "해외 투자은행들은 1480원 환율이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 대개 1400원 초반 정도로 보고서가 나오는데, 국내에서만 유튜버들이 원화가 곧 휴지조각이 된다고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이 거시적 영향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헤지를 더 많이 해야 하고, 해외투자를 줄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국민연금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성장률이 1.8%로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IT 부문을 제외할 경우 성장률이 1.4%에 그치고 부문 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경기와는 괴리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K자형 회복'은 결코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려운 것 같다"며 "신산업 육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는 등 구조전환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일시적 요인이 완화되면 수요 압력이 높지 않은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작년과 같은 2.1%로 주요국보다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뒤 "다만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대해 "주요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 5월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과 그에 따른 시장 영향은 중요한 변수"라며 "일본, 유로지역, 호주 등에서는 금리인상이 시작되었거나 (통화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가 간 차별화된 통화정책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 조정 가능성도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이라며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AI 기업 간 연계된 부채 구조로 인해 가격조정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AI 거품 파열 가능성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여러 위험 요인들을 고려할 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 순간 어려운 정책 판단을 요구받을 것 같다. 성장 경로에 상·하방 위험이 모두 존재하고, 물가 흐름도 환율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주택가격 동향을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