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포드 배터리 공급 해지

9조 6천억윈어치…"포드의 일부 EV 모델 생산 중단 조치 영향"

2025-12-18     이코노텔링 고현경 기자

미국 자동차 메이커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9조600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국내 이차전지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포드와 맺은 9조603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10월 15일 공시한 당사와 포드 간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에 대한 해지"라며 "거래 상대방(포드)의 일부 전기차(EV) 모델 생산 중단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에 적용해온 세액공제 혜택을 없애면서 포드가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전략을 바꾼 결과로 분석된다. 앞서 포드는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 등 주력 전기차 모델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2건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는 2027년부터 6년간 75기가와트시(GWh) 규모를, 다른 하나는 2026년부터 5년간 34GWh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이었다. 둘 다 폴란드 브로츠와프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다.

포드는 이 가운데 2027년부터 공급하기로 한 75GWh 규모 계약을 취소했다. 포드의 계약 해지액은 LG에너지솔루션 연간 매출액의 28.5%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타격이 우려된다.

앞서 SK온도 지난 11일 포드와의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생산시설을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포드는 켄터키 공장을 각자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합작 결렬이다.

블루오벌SK는 2022년 SK온과 포드가 50대 50으로 출자해 설립한 배터리 기업인데 트럼프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폐지로 3년 만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포드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진 18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이차전지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보다 8.90% 떨어진 37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삼성SDI(-6.10%), 포스코퓨처엠(-7.13%), 에코프로비엠(-7.00%), 에코프로(-4.74%) 등 다른 국내 이차전지 종목들도 동반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