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美에 11조원 규모 제련소 건설

美정부도 출자하고 3100억원 '보조금'도 줘…게르마늄 등 핵심광물 생산

2025-12-16     이코노텔링 고현경 기자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한다. 이를 위해 설립하는 현지 합작법인(JV)에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상무부 및 기업도 참여한다.

고려아연은 15일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미국 제련소 투자안을 의결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 측 이사 4명이 반대해 진통 끝에 고려아연 측 이사 11명을 중심으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은 고려아연의 미국 내 종속회사 '크루서블 메탈즈'(Crucible Metals, LLC)를 통해 진행된다. 예상 투자액은 74억3200만달러(약 10조9500억원)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및 미국 내 전략 투자자가 출자한 합작법인 '크루서블 JV'를 통해 19억4000만달러를 조달하며, 고려아연은 5억8500만달러를 직접 투자한다.

고려아연은 사업 운영 주체인 크루서블 메탈즈가 미국 제련소 설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미국의 정책금융 지원 대출 및 재무 투자자 대출 규모가 최대 46억98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칩스법'에 따라 미국 상무부도 최대 2억1000만달러(31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지원한다.

고려아연은 테네시 제련소를 한국의 온산제련소와 같은 복합 비철금속 제련소로 건설할 계획이다. 2027년 착공해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아연, 연,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을 비롯해 안티모니, 게르마늄,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카드뮴, 팔라듐, 갈륨 등 미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도 함께 생산한다.

고려아연은 테네시주에 있는 기존 니어스타(Nyrstar) 제련소 부지를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해 기반 시설을 재구축하고, 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제련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내 유일한 아연 제련소가 50년 가까이 운영돼 아연 공정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 수백여 명의 고용 승계가 가능하고, 전력 공급가격이 저렴해 전력비 절감 효과가 크고,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