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느라 퇴직연금 깼다"

지난해 중도인출 6만7천명중 절반넘게 주택자금으로 써

2025-12-15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지난해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당겨쓴 이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가 15일 발표한 '2024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6만7000명으로 2023년보다 4.3% 증가했다. 중도인출 금액은 3조원으로 12.1% 늘었다.

중도인출 사유(인원 기준)는 주택 구입이 5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52.7%)보다 3.8%포인트(p) 상승했다. 이어 주거 임차 25.5%, 회생 절차 13.1% 순서였다. 20대 이하는 주거 임차, 나머지 연령대는 주택 구입 목적의 중도인출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주택구입 목적 중도인출 인원은 3만8000명, 금액은 1조8000억원이었다. 인원과 금액 모두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노후 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액은 431조원으로 2023년보다 12.9% 늘었다. 지난해 도입 대상 사업장(164만6000개) 중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사업장은 43만5000개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도입률은 26.5%로 전년과 같았다.

퇴직연금 제도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49.7%), 확정기여형(DC) 116조원(26.8%), 개인형 퇴직연금(IRP) 99조원(23.1%)이었다. DB형의 비중이 2023년보다 4.0%p 낮아지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이와 달리 IRP는 세액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3.1%p 증가했다. IRP 가입 인원은 359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1.7% 증가했다.

퇴직연금 운용 방식별로 보면 예·적금, 국채 등에 투자돼 안정성아 높은 원리금 보장형이 74.6%, 집합투자증권, 직접투자 등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 배당형 17.5%, 대기성 8.0%였다. 원리금 보장형의 비중이 전년보다 5.8%p 줄어든 대신 실적 배당형은 4.7%p 늘었다.

데이터처는 "최근 5년 수익률을 보면 원리금 보장형은 2.49%, 실적 배당형은 4.77%로 1.9배 정도 차이가 나다 보니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투자 성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