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격차 더 심화됐다

3년 만에 분배지표 악화…작년 상하위 20% 소득격차 5.78배로 벌어져

2025-12-05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지난해 소득 상·하위 20% 가구의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분배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평균소득 증가 폭이 5년 만에 가장 적었고, 연령별로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평균소득은 7427만원으로 2024년(7185만원)보다 3.4% 증가했다. 2019년(1.7%)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득 부문별로 보면 근로(5.6%→2.4%), 사업(5.5%→2.1%), 재산(28.1%→9.8%) 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가구소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증가율이 반토막나면서 전체 소득 증가 속도를 끌어내렸다.

생산활동과 무관한 공적이전소득(-1.9%→7.6%)과 사적이전소득(-1.0%→2.9%)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가구소득 증가는 상위 20%에 집중됐다. 소득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 소득은 1억7338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늘었다. 저소득 계층인 1분위는 3.1%, 2분위는 2.1% 증가에 그쳤다.

가구주 연령별로도 소득 증가율 차이가 두드러졌다. 50대(5.9%)와 60세 이상(4.6%)은 평균보다 높고, 40대(2.7%)와 30대 이하(1.4%)는 낮았다. 데이터처는 "50대는 재산소득이 크게 늘고, 근로·사업 소득도 고르게 증가한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근로·재산 소득 증가 폭이 적고 사업소득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가구주 연령별 소득은 50대가 9416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9333만원, 39세 이하 6758만원, 60세 이상 5767만원 순서였다.

소득분배 상황은 악화했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0.325로 2024년 대비 0.002포인트(p) 증가했다. 2021년 이후 완만히 낮아지다 3년 만에 다시 올랐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 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을 뜻한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도 5.72배에서 5.78배로 높아지면서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상·하위 20%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소득 평균값을 하위 20% 소득 평균값으로 나눈 것이다. 지난해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5.78배라는 의미다.

연령대별로 엇갈린 흐름이 드러났다. 일하는 연령대(18∼65세)의 지니계수(0.303)와 5분위 배율(5.01)은 모두 악화했다. 이와 달리 은퇴 연령층(66세 이상)은 지니계수(0.377)가 0.003p 낮아지고, 5분위 배율(6.90)도 0.21배p 감소하는 등 분배 지표가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