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發 '물가 비상등'

세계주요 투자은행들,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 상향

2025-12-04     이코노텔링 장재열기자
원/달러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고공 행진을 지속하며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자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우리나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11월 말 제시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1.9%로 집계됐다. 10월 말 평균 전망치 1.8%에서 0.1%포인트(p) 높아졌다.

한 달 사이 바클리와 골드만삭스가 1.8%에서 1.9%로, 씨티가 1.7%에서 1.8%로, 노무라가 1.9%에서 2.1%로, JP모건이 1.3%에서 1.4%로 각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8%, HSBC는 2.0%, UBS는 1.9%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들 IB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0월 말 2.0%에서 11월 말 2.1%로 0.1%p 높여 잡았다. 바클리와 씨티, JP모건, 노무라, UBS 등 5개 IB는 나란히 2.0%에서 2.1%로 전망치를 수정했고, 골드만삭스도 1.9%에서 2.0%로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 HSBC는 2.2%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주요 IB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수정은 내수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고환율 영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석유류나 수입 농·축·수산물, 식재료 등의 가격이 오르고,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은 이런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27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대비 2.4%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1.7%로 내려갔다가 9월 2.1%로 올라선 뒤 3개월째 2%대를 맴돌았다. 특히 석유류가 5.9% 뛰면서 2월(6.3%)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p)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이 결정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