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 급감
'9월 호황' 반도체도 43년 만에 최대 폭 감소
10월 산업생산 지표가 5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호황인 반도체의 9월 지표가 좋았던 것과 비교하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반도체 생산이 밀리자 설비투자도 급감했다. 통계적 착시이지만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12.9(2020년 100 기준)로 9월보다 2.5% 감소했다. 2020년 2월(-2.9%)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4∼5월 마이너스에서 6∼7월에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8월 0.3% 감소했다가 9월에 1.3% 증가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광공업 생산은 4.0%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26.5% 급감하면서 1982년 10월(-33.3%) 이후 43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인공지능(AI) 훈풍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와 별도로 9월 생산이 약 20% 급증한 것과 비교하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데이터처는 "반도체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광공업 생산은 1.1%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기저효과로 급감하면서 투자 지표도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9월 대비 14.1%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12.2%)·운송장비(-18.4%) 등에서 두 자릿수로 줄었다.
건설기성(불변)도 건축(-23.0%)과 토목(-15.1%) 모두 줄어 20.9% 감소했다. 1997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건설수주(경상)도 건축과 토목 모두 줄면서 지난해 10월 대비 41.6% 감소했다.
소비 지표는 석 달 만에 증가했다. 통계적 기저효과와 추석명절 소비 증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 등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재화 판매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9월보다 3.5% 증가하면서 석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2023년 2월(6.1%) 이후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추석 변수를 감안해 9∼10월을 묶어서 보면 서비스업생산·소매판매·건설기성·설비투자 등이 증가세라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