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7000억달러 눈앞
반도체 랠리 힘입어 일본과 나란히
'슈퍼 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수출이 일본과 비슷한 7000억달러에 이르고 내년에도 비슷하겠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산업이 고전하면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불균형 상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이 24일 발표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연간 수출은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7005억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2021년 6000억달러를 돌파한 지 4년 만에 1000억달러가 늘어난다.
이는 올해 7075억달러로 예상되는 일본 수출액(한국무역협회 추산)과 맞먹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0.5% 감소한 6971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도 관세 대응을 위한 선(先) 적재 수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관련된 반도체 수요 증가, 이미 수주한 선박 인도 물량 지속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내년 수출에 대해선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교역 둔화, 전년도 좋은 실적과 비교하는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등으로 내수가 성장에 기여함으로써 연간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달러화 약세로 올해 평균보다 낮은 1391.7원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반도체와 비(非)반도체간 수출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제품의 수출 증가로 내년 반도체 수출이 4.7% 증가하는 등 반도체, 정보기술(IT), 바이오헬스 등을 포함한 IT 신산업군 수출은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정유(-16.3%), 철강(-5.0%), 석유화학(-2.0%) 등 소재산업군 수출은 중국발 과잉공급 등으로 7.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해외 생산 및 현지 부품 조달 확대 등으로 자동차(-0.6%), 조선(-4.0%), 일반기계(-3.7%) 등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기계산업군 수출도 전년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