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수출 10억 달러 시대

지난 20일 기준 전년비 13.2% 증가

2025-11-24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국산 김 수출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이달 20일 사상 처음으로 대망의 10억 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4일 해양수산부는 "올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이 (11월 20일) 역대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김 수출액은 지난 20일 기준 10억1,5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3.2% 증가했다.

연간 국산 김 수출액은 지난 2023년 7억9,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억9,700만 달러까지 늘었으나 1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엔 연말을 한 달 열흘 정도나 남겨둔 시점에 일찌감치 대망의 1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김(K-GIM)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짐과 동시에 전 세계적 수요도 함께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김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주요 해외시장에서의 판매 증가가 김 수출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 20일 기준 주요 시장별 수출 실적은 1위 미국이 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3% 늘었으며 2위 일본 역시 2억1,000만 달러로 13.8% 증가했다. 3위 중국은 1억 달러로 36.6%나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주요 3개국 수출이 전체의 절반 이상인 52.2%를 차지했다. 이어 태국(8,800만 달러)과 러시아(8,500만 달러)가 뒤따르며 상위 5위권에 들었다.

해수부는 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올들어 김 양식장 신규 면허를 2,700㏊(1㏊는 1만㎡) 확대해 생산 기반을 총 6만6,204ha로 확충하는 한편 민간의 가공설비 현대화와 해외 판로 개척 등을 지원했다.

또 국내외 물류 기반 시설 확충, 국제 인증 취득 지원 등의 노력도 했다. 특히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해외 소비자의 식습관과 입맛에 맞춘 김스낵·조미김 등의 개발, 한류 연계 마케팅 확대 등을 위한 민관 협력에도 힘썼다.

최근 해수부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 총회에서 김 제품의 세계 규격화를 위한 신규 작업 개시 승인을 받았다. 김의 품질과 위생, 표시, 시험법 등에 대한 국제 기준이 마련되면 국산 김 수출 확대 및 글로벌 신뢰도 제고에 더욱 도움을 얻을 전망이다.

국산 김 수출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기존 시장뿐만 아니라 중동, 남미와 같은 신규 시장으로도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수출국은 2010년 64개국에서 2023년 124개 국으로 두 배 정도로 늘어났다. 2022년 기준 세계 김 시장에서의 한국산 점유율은 70.6%로 확고한 1위다.

국산 김은 5년 전인 2019년부터 수산 식품 수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10년 동안 김 수출액은 연평균 약 8%씩 늘어났다. 2010년 1억1,000만 달러에서 2015년 3억 달러, 2017년 5억1,000만 달러, 2021년 6억9,000만 달러, 2023년 7억9,300만 달러, 2024년 9억9,7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김 수출 증대에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소위 K-컬처의 영향으로 김밥이 전 세계인들에게 점차 친숙한 음식이 돼온 점도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여름 미국에서 한국산 냉동 김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관련 매장에서 해당 제품의 품절 소동이 일어났던 일이 보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