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선박 5000척 인도' 대기록

1974년 이후 반세기 만에 달성…5000번째 선박은 필리핀의 초계함

2025-11-20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HD현대가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지 반세기 만에 세계 최초로 5000척의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누적 5000척 인도는 한국보다 조선 역사가 긴 유럽과 일본에서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HD현대는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선박 5000척 인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태선·윤종오 의원, 박동일 산업통상부 실장,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 등이 참석했다.

HD현대가 5000번째로 인도한 선박은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이다. 디에고 실랑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속도 15노트(시속 28㎞)에 항속거리는 4500해리(8330㎞)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올해 3월 진수돼 지난 10월 필리핀 해군에 인도됐다.

HD현대는 1974년 1호선인 26만t급 초대형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Atlantic Baron)호를 시작으로 이번 디에고 실랑함까지 총 68개국 700여개 선주사에 선박을 인도했다. HD현대중공업에서 2631척, HD현대미포에서 1570척, HD현대삼호에서 799척을 인도했다.

HD현대가 그동안 인도한 선박 5000척의 총 길이는 1250㎞(선박 길이 250m 가정)에 이른다. 이는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의 직선 거리(약 1150㎞)보다 길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약 8800m) 높이의 140배가 넘는다.

정기선 회장은 "5000척은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함께 만든 도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음 5000척, 또 다른 반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 조선 3사는 지난해 컨테이너선, LNG선, PC선 등 총 144척의 선박을 선주사에 인도했다. HD현대는 선박 5000척 인도를 기념해 조선 계열사 임직원과 사내 협력업체 근무자들에게 상품권 30만원권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