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2호기 2033년까지 운영

설계 수명 만료 2년 만에 운전 허가…현장 점검서 적합성 확인된 후 재가동

2025-11-13     이코노텔링 고현경 기자
부산

안전성과 경제성 논란이 일었던 국내 최장수 원전인 부산 기장 고리2호기의 계속 운전이 수명 만료 2년여 만에 허가됐다. 이에 따라 고리2호기는 오는 2033년까지 7년 여간 추가로 가동될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13일 제224회 회의를 열어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2033년 4월까지로 연장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2년 계속 운전을 신청한 지 3년 반만의 결정이다.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8일 운영 허가 기간 만료로 운전을 멈춘 지 2년 반여 만에 다시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 운전이 허가된 것은 2008년 고리 1호기, 2015년 월성 1호기에 이은 3번째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 9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앞서 원안위는 9월 25일과 10월 23일 두 차례 심의를 했으나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을 보류했다. 두 번째 심의에서 고리 2호기 사고관리계획서는 승인됐는데, 계속 운전의 경우 고시에 있는 '운영허가 이후 변화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문구를 놓고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는 일부 위원의 의견을 감안해 참고 자료를 받아 재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과거 허가 시기와 부지 내 환경, 해양, 대기 확산, 수문 평가 등 변화에 대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참고자료 보고가 진행됐다. 원안위는 9인 회의체인데 지난 회의에 참여했던 김균태, 제무성, 박천홍 위원의 임기가 만료돼 이날 회의에는 6명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진재용 위원이 운영 허가와 현재 시점의 변화를 비교해야 계속 운전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오후 회의에서 최원호 원안위원장이 원안 의결에 대해 의견을 묻자 진 위원이 반대 의사를 밝혔고, 최 위원장이 표결을 선언해 표결에서 찬성 5인, 반대 1인으로 원안 의결됐다.

원안위 의결에 따라 한수원은 고리 2호기의 안전 여유도 확보 관련 설비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리 2호기는 향후 원안위 현장 점검을 통해 적합성 확인이 완료된 이후 재가동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원안위는 밝혔다.

이날 원안위 회의는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고리2호기 수명 연장 심사 무효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여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