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취약성지수 3분기 연속 상승

요주의여신 18조 3490억원으로 사상 최대

2025-11-11     이코노텔링 고현경기자

금융 시스템의 취약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2.9로 2분기(31.9)보다 1포인트(p) 올라갔다.

FVI는 지난해 4분기 28.6에서 올해 1분기 30.7로 오른 뒤 3분기 연속 상승했다. 2020년 2분기∼2021년 3분기(5분기 연속) 이후 최장 기간 상승 기록이다.

한은은 신용 축적, 자산 가격, 금융기관 복원력 등 중장기 금융 취약성 지표를 종합해 분기마다 FVI를 산출한다. FVI는 통상 가계·기업 부채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FVI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1년 3분기 55.2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23년 4분기 31.3으로 장기 평균(33.9)을 밑돌고, 지난해 1분기 28.6으로 2018년 4분기(28.6)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소폭 오르내렸다.

최근 FVI 반등은 여러 거시건전성 지표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2분기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9.7%로 1분기 말(89.4%)보다 0.3%p 상승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21년 2분기 말 98.8%에서 3분기 말 99.2%로 오른 이후 4년 9개월(15분기) 만이다.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한은에 따르면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0월 100.984(2022년 1월 100 기준)로 2022년 9월(100.297)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90.130) 이후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금융기관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말 요주의여신(1∼3개월 연체 대출)은 18조349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 여신(3개월 이상 연체)도 9조268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