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AI 경영 혁신'에 불 당기나
그룹 살림 이끌었던 정현호 부회장 경영 일선 물러나 콘트롤 타워역 '사업지원실'수장에 박학규 사장 임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보좌했던 정현호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이재용 회장의 경영 패러다임이 상당 부분 달라질 것이란 재계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이 회장의 앞을 가로막던 '사법리스크'가 해소된데다 AI로 산업 전반이 혁신되는 마당이어서 '삼성의 혁신'을 이끌 경영시스템 재편이 불가피 했을 것란 해석이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비상 조직으로 운영됐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명실상부하게 사업지원실로 거듭난 배경도 그렇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정현호 부회장을 회장 보좌역에 보임하고 사업지원TF는 상설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했다. 초대 실장에 박학규 사업지원TF 사장을 임명했다. 무게감이 있는 '원포인트' 인사여서 연말에 대대적인 임원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 실장은 그간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 DX경영지원실장을 맡는 등 삼성전자 경영혁신을 뒷받침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면서도 안살림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신규 사업지원실은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팀 등 3개 팀으로 꾸려진다. 전략팀장은 최윤호 경영진단실장(사장)이 맡는다. 한편 이번에 물러난 정현호 보좌역은 박근혜정부때 정농단 사건으로 이 회장이 수사와 재판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여러 경영 현안과 주요 사업을 정리하는 등 그룹의 비상경영체제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일부 반도체사업 투자부문에서 실기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런 까닭에 반도체 사업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시기에 떠나 그의 마음이 다소 홀가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