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약 4288억 달러
10월 말 기준…2년 9개월 만의 최대치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5개월 연속 늘어나며 4,288억 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에 따라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도 홍콩을 제치고 한 단계 올라 다시 9위가 됐다.
5일 한국은행은 "10월 말 외환보유액이 9월 말(4,220억2천만 달러)보다 68억 달러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보유액은 2023년 1월 말 4,299억6,700만 달러 이래 2년 9개월 만의 최대치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말 4,046억 달러로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며 4천억 달러선을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6월 말 4,100억 달러 선을 회복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한은 관계자는 보유액이 늘어난 것은 "운용수익 증가, 외화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규 발행 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한은 측은 해외 채권 이자 발생과 미국·유럽 증시 호조세에 힘입어 운용수익이 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달 23일 17억 달러 규모(달러 표시 10억 달러 및 엔화 표시 1,100억 엔)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10월 말 외환보유액 구성은 유가증권 3,779억6천만 달러(구성비 88.1%), 예치금 259억4천만 달러 (6.0%), SDR(국제 통화 기금 특별 인출권) 157억1천만 달러(3.7%), 금 47억9천만 달러(1.1%), IMF(국제 통화 기금) 포지션 44억1천만 달러(1.0%) 등이다.
외환 자산별 증감 추이를 보면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의 유가증권은 9월 말보다 4억6천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 특별 인출권(SDR)도 9월 말보다 7천만 달러 줄었다.
대신 예치금이 9월 말보다 74억 달러 늘면서 다른 외화 자산 감소분을 상쇄해 주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9월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홍콩을 제외한 주요국 대부분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 한국은 6개월 만에 홍콩을 제치고 다시 외환보유액 세계 9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말 독일과 홍콩에 밀려 2000년 관련 순위 집계 이후 처음으로 9위 자리를 홍콩에 내주고 10위로 밀려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홍콩이 환율 유지를 위해 몇 달간 달러를 매도 중이라 이 정도 수준(9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외화보유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나라는 1위 중국(3조3,387억 달러), 2위 일본(1조3,413억 달러), 3위 스위스(1조545억 달러), 4위 러시아(7,133억 달러), 5위 인도(7,001억 달러), 6위 대만(6,029억달러), 7위 독일(5,110억 달러), 8위 사우디아라비아(4,505억 달러), 9위 한국(4,220억 달러), 10위 홍콩(4,191억 달러)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