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지표 '반도체 효과' 업고 반등

설비투자 12.7% 증가…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마이너스

2025-10-31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 덕분에 9월 산업생산 지표가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설비투자도 10%대 증가세를 보였지만, 재화 판매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지표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가 단기에 그치면서 기존 내수 침체 상황이 재연되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115.5(2020년 100 기준)로 8월보다 1.0% 증가했다. 산업생산은 4∼5월 마이너스(-)에서 6∼7월 증가했다가 8월에 0.3% 감소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에서 늘었지만 자동차에서 꺾이면서 1.2%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19.6%)은 2023년 3월(26.5%)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의 관세부과 여파로 수출이 그전 같이 않은 자동차 생산(-18.3%)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월(-23.1%)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이 11.4% 증가하며 전체 산업생산 반등을 이끌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1.8% 늘었다. 2023년 2월 이후 2년 7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서비스업 가운데 도소매업이 5.8% 증가하며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 및 보험업 생산도 2.3% 늘었다.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인 효과로 분석된다.

9월 투자지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8월 대비 12.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기기용 장비기계에서 투자가 28.0% 늘었다. 선박·항공기 수입과 같은 기타운송장비 투자도 급증했다.

건설 투자도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다. 건설기성(불변)은 11.4% 늘면서 지난해 1월(21.8%) 이후로 20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건축이 14.8%, 토목이 2.9% 각각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8.6% 감소했다.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8월보다 0.1% 감소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폭은 전달(-2.4%)보다 줄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3.9%) 판매는 늘었지만,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5.7%)와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1%) 판매는 감소했다. 지난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가 단기에 그치고, 내수 부진 상황이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