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계층 사다리' 더 높아졌다
국민 17.3%만 소득 늘어나는 등 '소득 이동성' 계속 하락세
한 해 동안 소득이 늘어 계층(소득 분위)이 상승한 국민의 비율이 17.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또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를 유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아 소득격차로 인한 계층 이동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7일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소득분위 이동성은 34.1%로 2022년보다 0.8%포인트(p) 하락했다. 나머지 65.9%는 2022년과 같은 분위에 머물렀다.
2023년 소득분위 이동자 중 계층이 상승한 경우는 17.3%, 하락한 경우는 16.8%로 상향 이동 비율이 0.5%포인트 많았다. 이런 가운데 상·하향 이동 모두 전년보다 줄어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였다.
소득이동 통계에서 '소득'은 개인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친 것이다. 가구소득이나 재산·이전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소득 하위 분위에 속해도 가구 전체 소득이 높거나 다른 형태의 소득이 많을 수 있어 빈곤층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득 이동성은 2019→2020년 35.8%, 2020→2021년 35.0%, 2021→2022년 34.9%로 계속 하락했다. 국가데이터처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데다 이동성이 낮은 노년층 비중이 전년 대비 늘고(0.8%p), 이동성이 높은 청년층 비중이 줄어든(-0.8%p)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023년 소득분위별 유지율을 보면 고소득층인 5분위가 85.9%로 가장 높았다. 2022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9명 가까이는 이듬해에도 같은 지위였다는 의미다. 이는 진입은 어렵지만, 상위계층에 들면 하락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보여준다.
4분위에서 5분위로 상승한 비율은 10.5%, 5분위에서 4분위로 하락한 비율은 9.4%로 다른 분위에 비해 낮았다. 저소득층인 1분위 유지율은 70.1%로 5분위 다음으로 높았다. 중산층인 4분위와 3분위 유지율은 각각 66.0%, 56.0%, 2분위는 51.4%였다.
2017년 1분위였던 사람 중 2023년까지 계속 1분위에 머문 비율은 27.8%였다. 같은 기간 5분위에 머문 비율은 59.3%였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39세) 이동성이 4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장년층(40∼64세) 31.5%, 노년층(65세 이상) 25.0% 순서였다.
청년층은 상향 이동률 23.0%, 하향 이동률 17.4%로 상승이 우세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저소득층(1분위) 탈출률은 전년 대비 1.7%포인트 낮은 38.4%로 집계됐다.
노년층의 경우 1분위 유지율이 38.4%로 가장 높았다. 청년층은 4분위(16.7%), 중장년층은 5분위(23.1%)에서 유지율이 높았다. 이는 가난한 노년층이 빈곤에서 탈피하기 어려운 사회 현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