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 '빚투' 24조원 넘어서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차입투자 자제를"… 투자자 예탁금은 '80조원' 돌파
코스피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이례적 활황세를 보이면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역대 최대치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또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24조원을 넘어서며 2021년 10월 이래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자 증권당국이 무리한 차입 투자를 경고하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0조6257억원으로 종전 최고치인 13일(80조1901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맡긴 잔액의 총합으로 투자를 위한 '실탄'에 비유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 3800선을 돌파했다.
투자자예탁금이 '80조원 고지'를 넘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기존 역대 최대치는 2021년 5월 3일의 77조9018억원이었다. 추석 연휴 직후인 10일 76조원대였던 투자자예탁금은 13일 4조원 급증하며 8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빚투' 수치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거듭 증가하며 20일 기준 24조551억원으로 24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21년 10월 7일 이래 최대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최대 기록은 2021년 9월 13일 25조6540억원이었다.
빚투는 상승장에서 대출 '레버리지'(지렛대)를 써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이렇게 사들인 주식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변동 폭이 큰 장에선 손해를 볼 위험성이 존재한다. 주가가 떨어져 담보 가치가 부족해지면 증권사가 관련 주식을 강제 매도(반대 매매)함으로써 손실이 발생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 폭이 커지자 지난 17일 "청년층과 50∼60대 중심으로 빚투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무리한 차입 투자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