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그룹 이끈다

17일 인사서 회장직에 올라 '3세 경영체제' 본격화 중공업 이상균, 사이트솔루션 조영철 부회장 승진

2025-10-17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범현대家 오너 3세인 HD현대그룹 정기선(43)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범현대가家 일원인 정몽준家도 오너 3세 체제 가동을 본격화했다.

지금까지 HD현대그룹은 권오갑 회장을 앞세운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오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다시 오너 경영체제로 복귀했다.

이를 위해 HD현대그룹은 17일 2025년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기선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정 회장은 작고한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 정몽준(74)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범현대家 3세이다. 이로써 범현대家 오너 3세 중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권을 승계받은 케이스가 됐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마쳤다. 2009년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 대리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2018), HD현대 경영지원실장(2018),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2021) 등을 역임하며 경영권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

이어 HD현대 대표이사 사장(2021~2023),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2023.11), HD현대·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수석부회장(2024.11) 등을 맡으며 오너 3세 경영체제 가동에 바짝 다가선 바 있다.

현재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인 그는 이번 인사를 통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도 맡아 최근 실적이 부진한 건설기계 사업의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미국과의 협력 문제 등으로 격변기를 맞은 조선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HD현대중공업 이상균 사장과 HD현대사이트솔루션 조영철 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지주사 HD현대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조영철 부회장은 앞으로 정기선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HD현대를 이끌게 된다.

한편 2019년부터 오너 경영진 대신 HD현대를 이끌어왔던 권오갑 회장은 이번에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권 회장은 내년 3월 주총을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는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 사원으로 입사해 41년 만인 2019년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번에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인사를 단행됐다.

인사 결과 HD현대미포 김형관 사장이 정 회장과 함께 HD한국조선해양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기존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금석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이상균 부회장과 함께 HD현대중공업 공동 대표로 경영지원과 재경, 자산 등을 총괄하게 된다.

내년 1월1일 통합되는 HD건설기계 대표 자리에는 문재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에는 송희준 부사장이 선임됐다.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 측은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 짓는 등 새해 경영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내정된 임원들은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통해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HD현대 관계자는 17일 "이번 인사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신·구가 조합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HD현대가 세계 최고의 조선업 위상을 반드시 지켜나감으로써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익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