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SK 70년' 최종건ㆍ최종현 語錄 유산 (63) 불 붙은 화장 문화 운동

최종현의 빈소를 찾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동참 선언 이어져 최태원 회장은 화장 시설 만들어 기증하라는 아버지유언 완성

2025-10-15     특별기획팀

그의 화장은 파장이 컸다. 화장을 불효로 생각하던 사회 분위기 속에 사회지도층 인사로는 거의 처음으로 화장을 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빈소를 찾은 상당수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고인의 화장 문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SK가 화장터를 만들면 1호 이용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역시 SK의 화장 문화 운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건 당시 서울시장도 SK가 화장터를 기증하면 화장터 설립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료=SK.

그가 운명한 후 한 달 만에 '한국 장묘문화개혁 범국민협의회'가 결성되어 '화장 유언 남기기 운동'이 시민운동 차원에서 전개되었다.

이는 사회적으로 화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타계 당시 27%에 불과하던 화장률은 이듬해 곧바로 30%를 넘어셨으며, 10년 뒤인 2008년에는 62%까지 상승하였고, 2021년 기준 90%에 달하고 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훌륭한 화장 시설을 만들어 기증하라는 아버지의 아름다운 유언을 완성했다. 혐오 시설이라는 지역이기주의에 가로막혀 부지 확보가 쉽지 않았으나, 다행히 2007년 세종시에 후보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0년 마침내 충남 연기군 남면 고정리 (現 세종특별자치시 산울동)에 공원 같은 화장시설인 은하수공원 장례문화센터가 들어섰다.

최종현의 신념과 결단은 작게는 장례 문화를 바꿨고, 나아가 국토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아름다운 유언은 훼손하지 않은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소중한 실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