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조차 감당이 안되는 한계기업 14년 만에 최고"
한은 "2분기 연체 상태 벗어나지 못한 취약 차주 비율 80%에 육박"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연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자영업자 취약 차주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17.1%였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17.4%에서 지난해 18.0%로 0.6%p, 대기업은 12.5%에서 13.7%로 1.2%p 늘었다.
특히 3년 이상 한계 상태인 기업 비중이 2023년 36.5%에서 지난해 44.8%로 확대됐다. 이와 달리 1년 사이 한계 상태에서 정상 상태로 돌아온 기업 비중은 2023년 16.3%에서 지난해 12.8%로 줄었다.
기업의 실적 부진과 과다 차입 등으로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2023년 5.5%에서 지난해 7.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9.4%)과 숙박·음식(28.8%)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하면 부동산(34.5→39.4%), 정보통신(17.3→20.8%), 석유화학(10.1→11.1%), 전기·전자(14.2→15.4%) 업종의 상승률이 높았다.
자영업자의 취약 차주 비중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차주 수 기준 14.2%, 대출 기준 12.2%으로 집계됐다. 취약 차주는 저소득 또는 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일컫는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2022년 이후 계속 상승했다. 2021년 말 45.1%에서 올해 2분기 말 53.9%로 뛰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 차주 비중이 컸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 중 고령 차주의 대출 비중은 올해 2분기 말 28.7%로 20∼30대 차주(8.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은 11.34%로 집계됐다. 게다가 이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연체 상태가 올해 1, 2분기 계속 이어지는 연체 지속률은 79.4%로 80%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