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조차 감당이 안되는 한계기업 14년 만에 최고"

한은 "2분기 연체 상태 벗어나지 못한 취약 차주 비율 80%에 육박"

2025-09-25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연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자영업자 취약 차주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17.1%였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17.4%에서 지난해 18.0%로 0.6%p, 대기업은 12.5%에서 13.7%로 1.2%p 늘었다.

특히 3년 이상 한계 상태인 기업 비중이 2023년 36.5%에서 지난해 44.8%로 확대됐다. 이와 달리 1년 사이 한계 상태에서 정상 상태로 돌아온 기업 비중은 2023년 16.3%에서 지난해 12.8%로 줄었다.

기업의 실적 부진과 과다 차입 등으로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2023년 5.5%에서 지난해 7.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9.4%)과 숙박·음식(28.8%)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23년과 비교하면 부동산(34.5→39.4%), 정보통신(17.3→20.8%), 석유화학(10.1→11.1%), 전기·전자(14.2→15.4%) 업종의 상승률이 높았다.

자영업자의 취약 차주 비중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차주 수 기준 14.2%, 대출 기준 12.2%으로 집계됐다. 취약 차주는 저소득 또는 저신용 다중채무자를 일컫는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2022년 이후 계속 상승했다. 2021년 말 45.1%에서 올해 2분기 말 53.9%로 뛰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 차주 비중이 컸다. 자영업자 취약 차주 중 고령 차주의 대출 비중은 올해 2분기 말 28.7%로 20∼30대 차주(8.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은 11.34%로 집계됐다. 게다가 이들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연체 상태가 올해 1, 2분기 계속 이어지는 연체 지속률은 79.4%로 80%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