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위기 정면돌파 '엑셀'

미국 고율 관세 불구 향후 5년간 77조 투자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2025-09-19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현대차가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등의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77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2030년 세계시장 판매 목표를 555만대로 잡고, 그 중 60%인 330만대를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로 채운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차종을 현재의 두 배인 18개로 늘린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가 불확실성의 시기를 마주했다"며 "글로벌 판매량 확대, 생산거점 확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현대차는 2026∼2030년 77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연구개발(R&D) 30조9000억원, 설비 38조3000억원, 전략 8조1000억원이다. 올해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높였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에서 6.0∼7.0%로 낮췄다.

현대차는 관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투자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투자 액을 2025∼2028년 기존에 계획한 11조6000억원(88억달러)에서 15조3000억원(116억달러)으로 3조7000억원(28억달러) 늘린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EREV), 수소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년에 후륜 기반이자 첫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고, 엔트리 하이브리차 개발에도 나선다.

지역 특성에 맞춘 신형 전기차를 유럽과 중국, 인도에서 선보인다. 유럽에선 내년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를 출시한다. 중국에선 올해 준중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내년에 준중형 전기 세단을 내놓는다. 인도에선 2027년 경형급 전기 SUV를 출시한다.

현대차는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산 규모를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린다. 올해 4분기 완공돼 내년 가동되는 인도 푸네 공장의 연산 규모도 25만대까지 늘린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근로자 구금 사태와 관련해 "구금됐던 근로자들 중 다수가 현대차 운영을 지원하는 조지아 공장에서 첨단 배터리 생산기술의 최종 보정 및 테스트 작업을 담당하고 있었다"며 "한미가 단기 출장, 특히 전문 기술 인력에 대한 상호 유익한 해결책을 도출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