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면 부동산 오름세만 부추겨"

1%포인트 인하가 아파트값 상승분의 26% 영향

2025-09-11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5월까지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포인트(p) 인하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만 자극한 채 정작 기대했던 소비·투자 진작 효과는 아직 미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한 기준금리 1%p 인하(연 3.5%→2.5%)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에 기여한 효과에 대해 과거 평균을 밑돌았다고 추산했다.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가계와 기업의 올해 1분기 중 이자 부담 금리도 각각 2023년 4분기, 지난해 2분기보다 0.25∼0.68%p, 0.27∼0.54%p 떨어졌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은은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를 미루면서 금리 민감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6월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고, 금리인하의 성장 파급 시차가 2∼3분기인 점을 고려할 때 성장 효과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금리 1%p 인하의 향후 1년 성장률 제고 효과를 0.27%p로 추정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리인하가 집값과 가계대출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의 26% 정도는 금리인하 때문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74%는 주택 수급·규제·심리 등 다른 요인에 따른 것이었다.

가계대출도 늘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으로 중·저DSR 가계가, 연령별로는 40대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차입을 확대했다.

게다가 1%p 금리인하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p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총수요 경로의 물가상승 압력은 과거보다 작지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된 탓에 환율 경로를 통한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상당히 반등한 만큼 앞으로 소비·투자 진작 효과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