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48) 인생을 아름답게 바꾸는 방법
수용소로 끌려가면서 아들에게 '희망의 게임' 제안한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처럼 재미있는 인생 게임을 기획한다면, 고통도 삶이 연출하는 게임의 점수 될 수 있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보신 적 있으시죠? 1997년 작품이지만 역시 명화는 시간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습니다.
영화의 시대 배경은 1939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때까지. 평상시 흠모하던 도라와의 결혼에 성공한 귀도는 아들 조슈아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한창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독일군에 의해 유태인 수용소로 끌려가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귀도는 영문 모르고 따라가는 어린 조슈아에게 지금 상황은 여행을 가는 것이며, 거기서 재미있는 게임이 벌어진다고 속여 줍니다. 또 1,000점을 먼저 따는 사람에게 진짜 탱크를 상품으로 준다고 말하지요. 귀도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영화 내내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짠한 감동을 줍니다. 고통스럽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수용소지만, 조슈아는 아버지의 말을 믿고 위기의 시간을 살아남아 결국 연합군의 탱크를 타고 나오게 되는 결말입니다.
이 영화가 오늘날에도 강력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현대인들도 귀도와 조슈아처럼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인생은 고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쓰이는 것을 보면 인류는 '고통'을 디폴트값으로 생각해온 것 같습니다. 분명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보다는 걱정하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시간이 더 깁니다.
그럼에도 모든 인생의 시간을 아름답게 바꾸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귀도처럼 게임을 상정하고 적극적으로 한판 벌이는 거지요. 현대 심리학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연구에 의하면, 일상의 활동을 게임 요소로 재구성할 때 동기부여와 몰입도가 크게 향상된답니다. 목표 설정, 점수 체계, 레벨업, 보상 등의 게임 메커니즘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지속적인 동기를 유발하지요.
이런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게임적 구조에 반응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삼류 드라마가 아닙니다. 드라마 보듯 하지 말고 재미있는 게임을 기획한다면, 고통도 삶이 연출하는 게임의 점수가 될 수 있고, 삶은 아픈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귀도의 게임은 단순한 트릭이 아니라 절망적 현실을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창조적 행위였습니다. 귀도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지요. 다만 그 현실을 아들이 견딜 수 있는 방식으로 재구성했을 뿐입니다. 게임화의 본질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동력과 희망을 제공하는 데에 있습니다. 좋은 영화는 야(野)한 생각을 갖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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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