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착시효과'로 1%대 인상
SKT의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은 1.7%로 집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휴대전화 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7월(2.1%)보다 0.4%포인트 낮은 1.7%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가입자들이 이탈하자 8월 통신요금을 50% 감면함에 따른 착시효과로 9월 물가상승률은 다시 2%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년 100 기준)로 지난해 8월 대비 1.7% 올랐다. 지난해 11월(1.5%) 이후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8월 물가상승률 둔화는 휴대전화요금이 21.0% 줄어든 영향이 컸다. SKT는 지난 4월 해킹 사고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자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의 8월 통신요금을 50% 감면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료를 포함한 공공서비스 요금은 1년 전보다 3.6%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42%포인트(p) 떨어뜨렸다.
통신요금이 7월과 같았다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집계됐을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이 경우 지난해 7월(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농축수산물은 폭염 탓에 1년 전보다 4.8% 뛰었다.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으로 전체 물가를 0.37%p 끌어올렸다. 수산물(7.5%), 축산물(7.1%), 농산물(2.7%) 순서로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해 8월 대비 상승폭이 큰 품목은 찹쌀(45.6%), 복숭아(28.5%), 고등어(13.6%), 쌀(11.0%), 돼지고기(9.4%), 국산 쇠고기(6.6%) 등이었다. 국산 쇠고기는 2022년 1월(7.6%)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돼지고기도 2022년 7월(9.5%)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통계청은 "곡물은 지난해 생산 및 재고 감소로, 채소는 폭염의 영향으로 출하가 줄어서, 수산물은 재고 감소로, 축산물은 도축 마리수 감소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향후 물가 동향에 대해 한국은행은 2% 수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2일 한은에서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8월 소비자물가는 집중호우와 폭염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의 큰 폭 상승에도 통신요금 일시 할인으로 오름폭이 7월보다 축소됐다"고 분석한 뒤 "9월 물가상승률은 (8월의) 일시적 하락 요인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도 낮은 수요 압력, 국제유가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2% 내외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