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우럭 값 '무더위 급등'
수온 올라 생산량 감소해 가격 부채질
올여름 바다 수온이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대표적인 양식 어종인 광어와 우럭의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올랐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고수온 위기 경보 '주의' 단계는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른 7월 3일 발령됐다. 한 단계 높은 '경계' 단계는 보름 이른 8월 9일 발령됐다.
지난달 7일에는 수온 관측이 이뤄진 서해와 남해, 제주 해역 11곳 모두 지난해와 평년 수온을 각각 넘어섰다. 수산업계는 8월 하순인데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바다 수온이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1일 제주 연안에 내린 고수온 주의보를 경보로 상향하고, 충남 일부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지난주부터 다시 시작된 전국적 폭염으로 수온 상승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2024년 57년 사이 우리나라 해역 수온은 1.58도 올랐다. 이는 전 지구의 표층 수온 상승폭(0.74도)의 2.1배에 이른다.
고수온이 지속되면서 양식 어가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첫 양식어종 폐사는 7월 27일 신고됐다. 지난해보다 나흘 앞섰다. 이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많은 양식 수산물인 광어와 우럭의 생산량이 줄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럭의 7월 출하량은 1017t으로 지난해 7월 대비 17.5%, 올해 6월보다 21.0% 감소했다. 8월에도 수온 상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11.3%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어도 폭염과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7월 출하량이 지난해 7월 대비 2.3% 줄어든 3057t에 그쳤다. 올해 6월보다는 4.4% 적다. 8월 예상 출하량도 약 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출하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우럭(1㎏)의 7월 산지 가격은 7000원으로 지역과 중량에 따라 지난해 7월보다 9.2~55.6% 높았다. 광어 산지 가격도 3.2~40.0% 비싼 수준에서 형성됐다.
지난해에는 9월 하순까지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우럭 538억원, 광어 99억원 등 1430억원의 양식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22년 이후 피해가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