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고 집적도' 낸드 양산 돌입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해 기술 한계 뛰어넘어" 고객사 인증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본격 공략

2025-08-25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최고로 집적도를 높인 321단 2Tb(테라비트) QLC 낸드 플래시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낸드 플래시는 한 개의 셀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1개)-MLC(2개)-TLC(3개)-QLC(4개)-PLC(5개)로 규격이 나뉜다.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QLC는 셀 하나에 4개 정보를 담았다는 뜻이다. 적층은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낸드 경쟁력의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해 기술적 한계를 다시 뛰어넘었다"며 "현존하는 낸드 제품 중 최고 집적도를 가진 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사 인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의 원가 경쟁력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용량을 기존 대비 두 배 늘린 2Tb로 개발했다. 낸드는 용량이 커질수록 하나의 셀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메모리 관리가 복잡해져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낸드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그룹 단위인 플레인(Plane)을 4개에서 6개로 늘려 더 많은 병렬 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새 제품은 이전 QLC 제품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0% 빨라졌다. 쓰기 성능은 최대 56%, 읽기 성능은 18% 개선됐다. 데이터 쓰기 전력 효율도 23% 이상 증가해 저전력이 요구되는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우선 PC용 SSD에 321단 낸드를 적용한 뒤 데이터센터용과 스마트폰용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낸드 32개를 한 번에 쌓아 올리는 독자적 패키징 기술을 바탕으로 두 배 높은 집적도를 구현해 AI 서버용 초고용량 eSSD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정우표 SK하이닉스 부사장(NAND개발 담당)은 "이번 제품 양산 돌입으로 고용량 제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하고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 수요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고성능 요구에 맞춰 더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