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국회에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 요청

USDC 발행사인 서클 대표 방한 앞두고, '통화주권 침해' 등 지적

2025-08-20     이코노텔링 김승희 기자

한국은행이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통화 주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국회에 관련 규제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표적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 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들과 면담을 앞둔 시점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20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국내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유통되고 있어 외환규제 회피 등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외국환거래법 등에 대한 법률 개정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 시 통화대체 현상을 통해 통화정책 유효성과 통화 주권에 부정적 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유출로 외환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러했다.

한은은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통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부작용 상쇄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이 익명성과 탈(脫) 국경성 등으로 인해 불법 거래 통제와 외환자본 유출입 관리의 어려움이 배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지난해 말 발행잔액이 3조9500억원인 국내 선불 충전금 규모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며 "투매 발생 시 티메프 등 선불 충전금 실패 당시의 정산 금액 1조3000억원, 피해업체 4만8000곳보다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비은행은 은행권 중심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기술혁신과 상품 개발을 담당함으로써 디지털 혁신 노하우를 결합하면 된다"는 식으로 비은행과의 협업 여지도 언급했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기 위해 한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합의제 기반 정책협의기구를 설치해 여기서 발행인 인가, 발행량, 준비자산 구성 기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기자본 과 관련해 250억원 이상으로 규정한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