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세계 위상 하락

시장 점유율 10%대로 떨어져…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급증세

2025-08-04     이코노텔링 장재열 기자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미국의 규제에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10%대로 내려갔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504.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증가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증가는 대부분 중국 배터리업체의 약진에 의한 것이었다. CATL은 37.9% 증가한 190.9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37.9%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보다 점유율이 0.2%포인트 높아졌다.

BYD(비야디)도 58.4% 성장한 89.9GWh로 점유율을 지난해 말 15.4%에서 올해 6월 말17.8%로 끌어올리며 2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밖에 CALB(4위), 고션(7위), EVE(9위), SVOLT(10위)를 포함한 6개 중국 업체가 세계 시장점유율 10위 안에 들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합산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8%에서 16.4%로 5.4%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이 세계 1위 CATL은 물론 2위 BYD보다도 낮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용량이 47.2GWh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4% 늘며 점유율 9.4%로 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은 12.3%에서 9.4%로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급업체는 테슬라, 쉐보레, 기아, 폭스바겐 등이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28.9% 감소했다. 이와 달리 기아 EV3의 글로벌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북미 판매 확대로 사용량이 늘었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19.6GWh로 10.7% 증가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점유율은 4.8%에서 3.9%로 낮아졌다. SK온은 현대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사용량이 16.0GWh로 8.0% 줄고 점유율도 4.7%에서 3.2%로 내려갔다. 배터리를 공급 중인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의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