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사상 최대 매출 불구 '웃지 못해'
美관세장벽에 영업익 각각 15.8%, 24.1% 줄어
현대차와 기아가 2분기에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여파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24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01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0%대로 감소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4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가 현대차의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그래도 현대차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금융 부문 실적 개선, 환율 효과에 힘입어 매출은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다. 순이익은 3조2504억원, 영업이익률은 7.5%였다.
현대차는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로 외형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미국의 품목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하고,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등 판매비용 증가로 손익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보다 0.8% 많은 106만5836대를 팔았다. 국내 시장에서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9 등 신차 효과로 1.5% 증가한 18만8540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도 0.7% 늘어난 87만7296대를 팔았다.
특히 관세의 판매 가격 반영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늘면서 미국 판매가 3.3% 증가한 26만230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관세 부과 후 현재까지 미국 현지 판매가격을 동결했다.
기아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2조764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29조3496억원으로 6.5%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순이익은 23.3% 감소한 2조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형제 기업'인 현대차(-15.8%)보다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 폭(-24.1%)이 컸다.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는 기저효과 때문이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9.4%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기록은 11개 분기 만에 깨졌다. 그래도 9%대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기아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와 신차 효과로 판매는 늘었다"며 "관세에 따른 손익 영향은 있지만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 평균 판매단가 상승 등으로 견조한 수익성 펀더멘털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2분기 세계 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보다 2.5% 많은 81만4888대를 팔았다. 국내에서 3.2% 증가한 14만2535대, 해외에서 2.3% 늘어난 67만235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하이브리드차(HEV), 전기차(EV) 등 친환경차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