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에너지 공동체 꿈 꾸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이코노텔링 창간기념 단독인터뷰) 내년 WEC총회때 북한 재가입 의사, 그룹 사업은 문화와 에너지 투트랙으로
세계 최대 민간에너지 기구이자 글로벌 에너지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쥔 세계에너지협의회(WEC)를 이끌고 있는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김 회장은 지난달 남북 정상의 평양선언으로 한껏 고조된 남북협력 분위기를 업고 우선 북한의 WEC 가입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2016년 아직 아시아 태평양 담당 WEC부회장으로 있을 당시 그는 북한측과 뜻밖의 접촉을 한다.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측에서 WEC재가입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록 간접 접촉이었지만 북한의 뜻을 충분히 알수 있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입수했다. 북한은 원래 WEC회원국이었으나 경제난 등으로 회원자격을 잃었다.김 회장은 “당시 북한이 WEC란 세계기구에 적극적으로 가입 의사를 밝힌 것을 보고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그 때 했다”며 북한의 경제중시 정책을 예감했다고 한다.“북한이 내년 UAE 아부다비 총회에서 재가입하면 남북 에너지 협력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며 최근 총회준비 점검 차 아부다비에 다녀왔다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사실 김회장은 20년전부터 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3각 에너지 협력’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틀어지는 바람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와도 3국간 에너지협력 비전을 놓고 협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교환중이다.
[이코노텔링]은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을 안국동 대성그룹 사옥에서 직접 만났다. 고윤희 대표기자가 창간기념 인터뷰를 했다.
김 회장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된다면 내년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WEC총회는 판이 커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긍적적인 전망을 했다. 김회장은 내심 내년 총회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참석하길 바라고 있다. 이 회동이 성사되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밝힌 철도협의체와 더불어 투 트랙의 평화환경이 조성될수 있다는 판단이다.
“제가 WEC회장 자리에 오른 후 세계 에너지정책과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세계 주요에너지 업체의 오너는 물론 각국 에너지 정책 장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동북아의 에너지 동맹 또는 협의체 구축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무척 높다”고 강조했다.
즉 김회장은 유럽연합(EC)의 전신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예로 들면서 남북은 물론 미국,러시아,일본,중국이 참여하는 에너지 협의체를 추진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반도 주변 4강이 남북한을 공동매개체로 삼아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 공동번영의 씨앗을 뿌리자는 것이다. 김 회장이 표방한 ‘에너지평화 독트린’의 구체적인 행보에 세계에너지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WEC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기구. 김영훈 회장은 아시아인으론 두 번째로 WEC 회장직을 맡았다. 임기는 2016년 10월부터 3년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6년간 WEC 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회장으로 활동한 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공동회장(차기 회장)을 맡았다.
WEC는 1923년 영국에서 전기분야를 시작으로 조직을 결성한뒤 에너지 전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92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각 회원국은 정부기관, 연구기관, 국영 및 민간기업, 학계와 비정부기구(NGO) 등을 포함해 약 3000개의 회원을 두고 있다. WEC는 3년에 한 번씩 ‘에너지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에너지총회를 개최하고 매년 2차례 ‘에너지 리더 서밋’을 열고 있다.
201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새로운 영역의 포용(Embracing New Frontiers)’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3회 세계에너지총회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 및 대표들과 밥 두들리 BP 최고경영자,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 등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총수 등 250여명의 연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