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트렌드 트레킹] (144) '곁에 있는' 보물

내 가까이 있는 것은 시시하고 멀리 있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은 가치있고 크다고 여겨 지난해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세계 52위 기록…우리 사회의 '가치 원근법' 문제에도 기인 기업들은 블루오션 찾아 멀리 가려하지만, 정작 가까운 곳에서 발견 할 수 있는 기회 놓쳐

2025-07-25     김용태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우리는 그림을 그릴 때 멀리 있는 산은 작게, 그리고 가까이 있는 사물들은 크게 그립니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치(價値)의 원근법은 정반대입니다. 내 가까이 있는 것들은 시시하고 작게 생각되고, 멀리 있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은 가치있고 크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일까요?

2024년 한국의 행복지수가 세계 52위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인의 행복도가 2011년 71%에서 2024년 48%로 대폭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가치 원근법 문제에도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가치의 원근법은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귀중함을 잊도록 현혹시킵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귀중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가족, 친구, 동료들이 가장 가까운 고객들인데도 그들을 만족시키고 감동시켜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니까요. 또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지혜를 우리에게서 빼앗아갑니다.

해결책은 시각의 전환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어려운 것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지요. 내가 변하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사람들은 에베레스트를 동경하고 오르고 싶어하지만 에베레스트에선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산 정상은 올라갔다가 빨리 내려와야 하는 곳이지 터 잡고 살만한 곳은 못 되니까요.

기업 세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견됩니다. 많은 기업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멀리 나아가려 하지만, 정작 가까운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칩니다. 블루오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깨뜨리면 바로 옆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곳이지요. 가까운 고객, 가까운 동료, 가까운 시장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때 지속가능한 성공이 가능합니다.

가치의 원근법을 바로잡는 것은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열쇠입니다. 멀리 있는 산 정상에 오르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하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누리는 것이 진정한 성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지혜를 되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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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