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능오 노무사의 노동법률 이야기] (67) 좋은 인재 뽑는 것보다 중요한 것
조직 내 문제 일으키는 '나쁜직원' 식별하고 먼저 정리하는게 순서 단 한 명만 있어도 팀 전체의 사기 떨어뜨리고 건강한 문화도 붕괴
'100세 시대'를 맞아, 한국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을 두는 주제 중 하나는 단연 '건강'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건강 정보를 찾아보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의사, 한의사, 약사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건강 전문가'들이 제작한 콘텐츠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이건 해로우니 하지 마라"는 경고보다는 "이건 좋으니 먹어라", "이걸 하면 건강해진다"는 식의 소비 유도형 정보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이는 콘텐츠 제공자들이 무언가를 판매해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 의료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를 챙기지 않더라도 해로운 습관 몇 가지만 줄이면 평균수명이 15~16년이나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습관은 흡연, 과음,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등 네 가지다. 이 네 가지만 잘 관리해도 몸은 자연스럽게 건강을 회복한다. 건강의 핵심은 '무엇을 더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내느냐'에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면, 굳이 유행하는 인사 제도를 도입하거나 벤치마킹, 사내 TF 구성을 통해 제도를 정비할 필요는 없다. 생색내기식 교육이나 "조직문화 혁신 결의대회"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조직 내 문제를 일으키는 '나쁜 직원'을 식별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이는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나쁜 직원'들은 의외로 가까이에 많다. 동료 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사내 정치에 몰두하는 사람, 책임은 회피하면서 권한만 챙기려는 사람, 분명히 문제를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하여 조직 내 문제를 곪게 만드는 사람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경영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경영자가 관심을 두지 않거나 문제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 인재"가 조직에 주는 긍정적 효과보다 "나쁜 직원"이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큰 이유는, 단 한 명만 있어도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건강한 문화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직원들은 이런 사람들과의 갈등 속에서 지치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채 조용히 회사를 떠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하거나 체념한 직원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고 "요즘은 좋은 인력이 잘 안 보인다"며 한탄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사고 유발형 직원'과 '무능력 직원'만 남아 있는 상황일 수 있다.
따라서 '우수 인재를 채용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 내부의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신체로 치자면 보약을 챙기기 전에 해로운 생활습관부터 바로잡는 것이 우선인 것과 같다.
물론 우리나라 노동법은 근로자 해고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어 문제 직원의 정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법적 제약보다는 "괜히 나만 나쁜 사람으로 소문날까 봐", "괜히 문제를 일으키지 말자"는 마음에 문제 직원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선택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 조직 전체가 치러야 할 대가로 돌아온다. '회사가 망가진다'는 말은 추상적인 경고가 아니라, 언젠가 닥칠 수 있는 현실이다.
결국, 좋은 조직이란 '좋은 사람을 많이 데려오는 곳'이 아니라 '나쁜 사람을 머무르게 두지 않는 곳'이다. 개인의 건강이 해로운 습관만 제거해도 자연히 회복되듯, 조직도 문제 인력을 제거하면 자정 능력이 살아나 건강한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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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를 졸업 후 중앙일보 인사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20년 이상 인사·노무 업무를 수행했다. 현재는 율탑노무사사무소(서울강남) 대표노무사로 있으면서 기업 노무자문과 노동사건 대리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회사를 살리는 직원관리 대책', '뼈대 노동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