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않고 다만 찬스를 살릴 뿐이다.

한용덕 감독의 '짜내기 1점'은 한화의 달라짐 모습

2018-10-23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한화

 

한화의 가을야구가 벼랑 끝에서 한 숨을 돌렸지만 끝내 플레이프오프 진출이 무산됐다. 하지만  22일 밤의 경기는 달라진 한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도 정규 이닝 마지막 찬스에서 일을 냈다. 고척스카이 돔 한 가운데를 가르는 김태균의 2루타가 결승타가 됐다. 뒷 문은 올 정규리그 구원왕에 오른 한우람이 지켰다. 삼진으로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노장이 치고 노장이 승리를 지킨 경기였다. “큰 게임에 노장은 죽지 않고 다만 승리 찬스를 살릴 뿐이다”라는 신조어를 만들고 싶은 경기였다. 이날 한용덕 감독은 매우 조급해보였다. 잦은 투수교체가 이뤄졌고 2대0으로 리드할 때도 얼굴이 펴지지 않았다.

9회초 4번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성렬이 볼가운트 투 스타라이크 원 볼에서 자기 스윙도 못한 채 얼떨결에 배트를 대는 실수를 범할 때는 얼굴이 굳었다. 9월말 넥센의 서건창이 ‘마의 삼각주’에 절묘한 안타를 쳐내자 역전패의 악몽이 되살아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한용덕 감독은 벌떼 투수기용과 냉정한 판단으로 기어코 1점을 짜냈고 그게 승점이 됐다. 이게 예전에 보기 어려웠던 한화야구의 요즘 모습이다.

실제로 11년만에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한용덕 감독의 리더십은 3차전의 1승이 없었으면 ‘2% 부족한 한해 농사’에 고개를 떨구었을 것이다. ‘야구의 신’인 김성근도 김응룡 ‘야구대통령’도 쓴잔을 맛본 한화에서 '큰 일'을 내고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