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우석 전 중앙일보 주필 자녀, 유산 기부
사랑의 열매에 10억5000만원 기부… 가족 살았던 곳 이름 따 '구산기금' 최 부회장 타계 전 "좋은 일 하고싶었는데 못했다"는 유언 자식이 받들어
지난 4월 향년 79세로 별세한 故최우석 전 중앙일보 주필의 자녀가 선친으로부터 받은 유산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며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사랑의열매가 23일 밝혔다.
이는 故 최우석 주필의 유산 중 상속받은 주식에 대한 기부로 주식매도 후 기부총액은 10억5400여만원이다. 특히 이번 기부는 자녀들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故 최우석 주필의 이름으로 전달한 유산 기부로 지난 13일 국회에서 매년 9월 13일을 '대한민국 유산기부의 날'로 선포하고 난 이후 첫 기부로 기록됐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진행된 전달식에는 故 최우석 주필의 자녀인 아들 진혁과 딸 경원, 윤영석 서울 사랑의열매 회장과 김연순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이 함께했다. 이번 기부금은 두 남매의 뜻에 따라 부모님과 함께 자라온 은평구 구산동의 추억을 담은 ‘구산기금’으로 명명하고,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는 청소년들의 자립 및 장학 사업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진혁, 최경원 남매는 "더 늦지 않고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편하고 좋다"며 "아버지께서는 생전에도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구산기금'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전달돼 사회에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을 하늘에서 지켜보며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석 서울 사랑의열매 회장은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어 쉽지 않았을 결정을 해주신 최 씨 남매에게 감사드린다"며 "생전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던 아버님의 업적이 유산기부인 '구산기금'으로 이어져 많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밝힐 수 있도록 서울 사랑의열매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달식을 계기로 더 많은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인 유산기부를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에 유산기부 문화를 전파하겠다"고 덧붙였다.
故 최우석 전 중앙일보 주필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1962년 한국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72년 중앙일보로 옮긴 뒤 경제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중앙경제신문 편집국장 등을 거쳐 중앙일보 주필(1993~1994)을 지냈다. 1995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을 맡은 후 사장·부회장을 지내며 10년 가까이 연구소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