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2년'…"재무구조 호전됐지만 경쟁력은 악화"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 1천대 기업 조사 국내 상장사 부채비율 589%에서 174%로 뚝 떨어쟈 유동성은 풍부해졌지만 조선 등 주요 산업 활기 잃어

2018-12-06     고윤희 이코노텔링 기자
자료=한국CXO연구소

1997년 소위 ‘IMF 외환위기’를 맞은 지 어느새 22년째다. 다행히 그동안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사태를 극복해 왔다. 그 사이 한국의 경제 구조와 체질은 어떻게 변했을까.

기업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우선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외환위기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 따라서 유동성 위기 재발 우려는 줄어들었으나 산업별 경쟁력 약화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위기 요인으로 등장했다.

CXO연구소는 국내 매출 1천대 상장기업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을 평균 174%로 집계했다. IMF 사태 당시 1천대 상장기업 부채비율 589%에 비해 대폭 낮아진 수치다. 부채비율 400% 이상인 소위 '고위험 기업군' 숫자도 당시 342개에서 61개로 급감했다.

경영계는 대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이면 재무건전성 우수 기업으로 본다. 400%를 넘기면 기업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당시 정부가 외환보유고 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업들의 높은 부채비율을 단계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폈다면 환란만큼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 그지없다. 환란 직전인 1996년에 이미 1천대 상장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463%였고 고위험 기업도 299개에 달하는 등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큰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1천대 기업 부채비율은 1999년 305%로 급격히 낮아졌고 2004년(264%)부터는 200%대로 떨어졌다. 이어 2010년 이후에는 100%대를 유지하기에 이르렀다.

오일선 소장은 "이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며 "하지만 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또 다른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